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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엔저의 문제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에 대해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을 해서 마음을 먹고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밤 브리즈번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면서 "글로벌 경제가 어려웠을 때 신흥국의 경제적 기여로 선진국도 효과를 보지 않았느냐"며 "그 덕분에 선진국 경제가 좀 회복됐다고 해서 자국 입장만 고려해 경제 및 통화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경제가 하나로 연결이 돼 있어서 어느 한쪽의 정책이 곧바로 다른 곳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그러한 취지에서 얘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엔저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이 수출경쟁력 회복을 위해 확장적인 재정·통화정책을 구사하며 인위적으로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해외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악화돼 수출에 타격을 입게 된다.
박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추후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여건이 정말 좋지 않아서 못했는데 올해는 그때보다는 상황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서 3국 정상회담을 제안하게 됐다"며 "하지만 앞으로 외교장관회담이 남아 있고 그래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줄곧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해온 만큼 앞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태도 변화 여부가 정상회담 성사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한중 및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우여곡절도 많았고 협상 과정에서 FTA가 깨질 뻔한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며 "정상들 간에 전화로 대화를 하면서 창조적인 아이디어, 묘안도 내고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게 타결이 된 만큼 하루빨리 국회 비준이 돼야 한다"며 "모두 다 기업과 국민이 이득을 보는 거니까 (국회가) 많이 도와줬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이 세계의 시장이 된다고 하는데 그쪽 내수시장에 진출하는 기반도 마련하는 등 여러 가지로 한중 FTA 타결은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여기에서 올라서서 4만달러 시대로 가야 한다. 국회에서 비준이 제때 안 되면 얼마나 손해가 나는지 아시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이미 호주와 FTA를 타결 짓고 국회 비준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중국·뉴질랜드와의 FTA도 조속히 국회 비준을 얻어 우리나라가 아태 지역의 경제통합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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