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상승률을 1%포인트 낮추려면 경제성장률을 3%포인트 희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올해 정부가 예상하는 경제성장률이 5%라는 점을 감안하면 물가를 3%대로 묶으려면 사실상 제로성장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LG경제연구원은 27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지난 1982년부터 2011년 사이 인플레이션 하락률과 성장률 손실을 감안할 경우 물가상승률을 1%포인트 하락시키기 위해서는 성장률을 3%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낮은 상태에서 물가를 더 낮추는 것이 높은 물가를 낮추는 것보다 성장희생은 더 컸다. 물가를 10%에서 8%로 낮추는 것보다 2%에서 0%로 낮출 때가 성장률 하락폭은 더 크다는 얘기다. 시기별로 구분할 때는 평시보다 경제위기 때가 희생률이 더 높았다. 성장률 손실을 인플레이션 하락률로 나눈 '희생률'을 계산해본 결과 외환위기 때(1998년 1∙4분기~2000년 2∙4분기, 4.26)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2008년 3∙4분기~2010년 1∙4분기, 3.93)가 이 시기를 제외한 평균 희생률(1.7)보다 높았다. 정성태 책임연구원은 "5%인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3%로 낮추기 위해 중앙은행 인플레 이션 억제 정책을 쓰면 정책금리는 오르고 통화량이 줄어들어 결국 경기위축, 성장률 둔화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 분기 물가상승률이 다음 분기 상승으로 이어지는 지속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독일∙미국 등 선진국들보다 중앙은행 신뢰도가 낮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실제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잡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물가 대응정책으로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를 높여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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