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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뱅크를 향하여] <3> 멀티플레이어의 도약

증권·보험등과 시너지 극대화 '지상과제'



[글로벌 뱅크를 향하여] 멀티플레이어의 도약 증권·보험등과 시너지 극대화 '지상과제' • 위기는 기회 • 공격이 최고의 전략 지난 1990년대 중반 미국 정부는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은행ㆍ보험 등 모든 금융 업종을 아우르는 ‘금융 서비스 현대화법(Financial Services Modernization Act)’을 발표했다. 그러자 씨티그룹은 기다렸다는 듯 1994년과 1995년 보험사인 트래블러스를 인수했고 1997년에는 살로만브러더스투자은행, 2000년에는 자산운용사인 슈뢰더스 등 다른 업종의 금융회사를 무서운 속도로 집어삼켰다. 이런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은 씨티그룹이 글로벌 초우량 종합금융회사로 발전하는 밑거름이 됐다. 이제 한국에서도 은행을 중심으로 한 치열한 M&A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시행을 계기로 이런 움직임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제는 단순한 예대업무뿐 아니라 하나의 우산 아래 투자은행ㆍ보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른바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로 도약하지 못하면 해외는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미래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세계적으로 간접금융보다는 직접금융의 비중이 날로 확대되면서 예대마진에만 의존해서는 생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선진국 금융회사들이 종합금융 업체로 변신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현재 UBS 등 글로벌 금융사들의 투자금융(IB) 등 비(非)이자 수익 비중은 70~80%이다. 반면 국내 은행의 경우 이자수익 비중이 무려 86.8%(2006년 기준)에 이른다. ◇총성 없는 금융 M&A 전쟁=은행의 최대 격전장은 증권업이다. 증권사를 가지고 있어야 기업금융(RM) 등 은행 업무에서 파생되는 기업공개(IPO) 등 주식 인수, 인수합병(M&A), 채권 인수 등 알토란 같은 사업에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수십년간 쌓아온 중소기업금융을 자본시장과 연계하기 위해 증권 자회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대상 증권사를 적극 물색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보험사를 인수한 데 이어 한누리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SC제일은행이 국민은행에 맞서 한누리증권 인수경쟁에 뛰어들었다. LG투자증권을 인수한 우리금융은 보험업 진출을 위해 LIG생명보험 인수 예비제안서를 제출했고 소비자금융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한미캐피탈 인수를 추진 중이다. 구본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국내 은행의 복합화를 위한 이종(異種) 금융업 간 M&A는 1990년대 중반 금융시장 통합화 바람과 함께 몰아쳤던 미국 금융시장의 이종 업종 간 M&A와 흡사하다”며 “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이 앞으로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 간 시너지 극대화가 지상목표=은행업은 이제 기본이고 보험ㆍ카드ㆍ자산운용 등 다른 부문과의 시너지를 얼마나 높이느냐가 글로벌뱅크로의 도약을 결정하는 최대 변수다. 세계적인 마케팅 학자인 필립 코틀러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과거에는 자산이 은행을 중심으로 수렴됐지만 세계적으로 잉여자본이 축적되고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점점 거대 연기금, 보험사, 펀드 등으로 급속히 분산되는 탈금융중개(disintermediation)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빠른 속도로 다양한 금융업에 분산되는 돈을 잡으려면 증권 및 보험 상품 교차판매 등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국민연금 적립금은 오는 2043년께 2,600조원(GDP의 4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연금도 5월 말 현재 1조2,000억원에 불과했지만 급성장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 전망이다. 이들 자금은 고수익을 쫓아 증시로 유입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주가가 상승하며 다시 펀드 시장이 확대되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될 전망이다. 이제 막 태동한 퇴직연금 등 연금시장을 선점하려면 자산운용사ㆍ보험사 등을 갖춘 종합금융사로 변신해야 한다는 얘기다. ◇차별화 전략도 필수=다양한 금융 서비스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본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되 차별화 전략도 추구해야 튼튼한 영업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금융사인 BOA가 세계 굴지의 은행이지만 카드ㆍ가계금융에 특화해 성공한 것처럼 ‘모든 것을 다 잘하겠다’는 전략보다 초기에는 자사만의 강점 분야에 전력 투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채권발행 등을 통한 국내외 자금조달, 대규모 PFㆍM&A에 강점을 보이는 산업은행그룹의 경우 대규모 투자, 주간사ㆍ인수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의 DBS, 호주의 맥쿼리 같은 국가 대표 투자은행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업은행은 17만개의 중소기업 고객을 갖고 있고 기업 직접투자 등을 경험으로 증권 자회사를 통해 중소기업의 IPO,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에 특화할 수 있다. 이동걸 금융연구원장이 “국내 증권사는 골드막삭스를 꿈꾸기 전에 중소기업 대상 직접금융 서비스를 하는 실버만삭스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하나은행이 보험사 상품 개발보다는 은행ㆍ증권 등과 연계해 토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펀드 판매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차별화 전략의 하나로 분석된다. 선진 글로벌 플레이어는 어떻게 컸나 씨티, 이업종 M&A로 사업 다각화…골드만삭스는 전문분야 특화 '승부' 씨티그룹 등 선진 금융회사들은 어떻게 글로벌플레이어로 부상했을까. 이들은 훌륭한 벤치마킹 대상이다. 상당수 글로벌 금융회사는 동종(同種) 또는 이종(異種) 금융회사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거나 다각화를 추진한 끝에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발돋움했다. 반면 처음부터 정보기술(IT), 기업공개(IPO), 인프라펀드 개발 등으로 전문 분야에 특화해 성공의 토대를 다진 회사들도 있다. 씨티그룹은 은행업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 후 다른 금융업종에 속한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업다각화를 이뤄 절대강자로 떠오른 대표적 케이스다. 상업은행으로 출발한 씨티그룹은 지난 1987년 국채 등 채권매매의 강자인 스미스바니 인수 등으로 IB를 키웠고 트래블러스 등 보험사나 슈뢰더스 같은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며 종합금융사로 발돋움했다. 그래서 국내 대형 은행도 후진국시장 진출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과감히 선진시장에 진출해 중소 규모의 현지 은행 및 증권사 등을 인수하는 글로벌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철선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씨티그룹 등 글로벌 강자들이 이미 다 진출해 있는 중국 등 신흥시장에만 진출할 게 아니라 구미 등 선진시장에 진출해 시행착오도 겪으며 노하우와 경험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IBㆍ보험 등 특정 부문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회사를 인수하는 전략을 구사해 업종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크레딧스위스그룹도 이종업종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종합금융사로 성장한 케이스다. 반면 UBS와 모건스탠리 등은 투자은행 등 특정 분야의 업체들만 집중적으로 인수해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 회사인 UBS는 1995년 유럽 시장에서 SG워버그투자은행을 인수한 후 미국으로 진출해 1997년 딜런리드투자은행, 2000년 페인웨버투자은행을 매입했고 2004년에는 선물 및 옵션에 강했던 ABN암로를 사들였다. 투자은행으로 출발한 모건스탠리는 1997년 채권인수 전문회사인 미국의 딘위터를 인수하고 유럽으로 넘어가 1999년 스페인의 AB아세소레스투자은행을 집어삼켰다. 이들 은행은 씨티그룹처럼 종합은행으로서 상품 구색을 갖추기보다 대형화와 함께 전문화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져 성공했다. 한편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등은 자사의 전문 분야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골드만삭스는 1956년 포드자동차의 IPO 주간사를 맡은 것을 계기로 주식인수 업무에 강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줬고 이후 마이크로소프트ㆍe베이ㆍHPㆍ모토롤러 등 대형 IT 기업의 IPO와 M&A를 잇따라 성사시켰다. 메릴린치는 1977년 증권계좌, 신용카드 계좌 등을 통합 관리하는 CMA를 최초로 도입하면서 자산관리에 강한 회사라는 인상을 고객에게 심어줬다. 맥쿼리은행과 닛코씨티그룹은 후발주자로서 짭짤한 틈새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강자로 떠올랐다. 맥쿼리는 도로 등 대규모 인프라에 투자해 수익을 낸 후 배분하는 인프라펀드를 선보였고 닛코씨티그룹은 일본 중소형 기업의 M&A시장에 특화했다. 입력시간 : 2007/08/2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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