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엔 혈액이 넘치는데

심장엔 혈액이 넘치는데정무위 금융시장 자금경색 추궁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21일 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을 상대로 금융시장의 자금경색 문제와 제2차 구조조정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금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도록 촉구했다. 또 제2차 금융구조 조정 문제와 관련해 지금까지 투입된 공적자금의 사용내역을 밝힐 것과 공적자금 추가 투입시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의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금융시장 불안 ▲민주당 박병석(朴炳錫) 의원=은행에는 돈이 넘치는데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은 심장에는 혈액이 넘치는데 실핏줄에는 피가 돌지 않는 것과 같다. 이는 시장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자금순환 체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구조적이고 종합적인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 금융시장의 신용불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기업·금융부분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투명하고 일관된 정책추진과 약속이행,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천명과 명확한 방향제시가 당면과제라고 본다.

▲한나라당 임진출(林鎭出) 의원=자금시장의 신용경색으로 3∼4개의 중견기업이 부도위기에 몰리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10조원대의 회사채 펀드 조성방안을 6월말 결산을 앞둔 은행권으로서는 재원조달이 힘들 것으로 보여지는데 정부의 대책은 무엇이냐.

▲민주당 김원길(金元吉) 의원=금융시장 불안의 근본이유는 시장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금융구조 조정 일정과 방법 등을 명확히 밝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한나라당 조정무(曺正茂) 의원=차환발행이 어려워 어떤 기업 자금담당자는 6월을 제대로 넘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다. 아무리 좋은 법규와 제도라고 해도 시행시기가 부적절하면 그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는데 이에 대한 위원장의 견해는 무엇이냐.

▲민주당 김민석(金民錫) 의원=기업들이 겪고 있는 자금난은 금융기관의 유동성부족에서 오는 게 아니라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과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앞둔 금융기관의 위축이 원인이다. 은행 3개월짜리 단기신탁 한시 허용과 투신 퇴직신탁, 개인연금신탁 허용은 서로 상충되는 정책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연금·퇴직신탁 등 새로 허용된 투신권 상품으로 자금이 들어오려면 우선 투신권에 대한 신뢰회복이 전제조건이다. 특히 퇴직신탁은 실적배당상품인 관계로 실효를 거두기가 힘들다. 향후 퇴직신탁이 부실해졌을 경우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제2차 금융구조 조정문제

▲민주당 조재환(趙在煥) 의원=충분한 규모의 공적자금이 시의적절하게 투입되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사태가 초래될 것이다. 정부는 국회의 동의를 얻은 후 충분한 규모의 공적자금을 조성해야 한다. 민관 합동으로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같은 상설 조직을 만드는 등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나라당 김부겸(金富謙) 의원=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을 받아 은행장들이 연봉을 10억원 대로 올렸다는 얘기에 국민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다. 공적자금투입때 해당기관의 도덕적 해이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행의 2차구조조정과 투신사의 구조조정 등과 관련, 정부는 말을 했으면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정부는 말만 앞세우지 말고 마스터플랜을 확정한후 실행해야 한다.

/양정록기자 [e-mail]

양정록기자[e-mail]

입력시간 2000/06/2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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