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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6월 3일] 원만한 해법 찾은 대우건설 문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조건부 매각 방안에 합의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했다. 이로써 구조조정 대상 9개 그룹의 재무약정 체결이 마무리됐다. 속도와 내용면에서 차질 없는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체질을 강화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 금호와 산은은 금호의 대우건설 인수 당시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내건 풋백 옵션 해결방안을 오는 7월 말까지 찾지 못하면 산은 주도의 사모펀드에 대우건설을 매각하고 향후 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되면 금호에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기로 합의했다. 대우건설 풋옵션은 그동안 금호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금호는 대우건설 인수자금 6조4,056억원의 절반이 넘는 3조5,200억원을 FI로부터 조달했다. 3년 후인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주당 3만1,500원을 밑돌 경우 차액을 보전해주는 조건이었다. 어제 대우건설 주가는 1만2,800원이며 시장상황을 볼 때 향후 주가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게 산은의 입장이다. 만약 연말 주가가 이 수준일 경우 금호는 2조8,000억원 정도를 보전해줘야 해 유동성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호는 계열사 매각과 제3의 FI 등을 통한 문제해결을 모색해온 반면 산은은 매각을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진통을 겪기는 했지만 대우건설 조건부 매각 합의는 산은과 금호 양측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호의 대우건설 인수는 운송과 건설을 그룹 성장의 양대축으로 삼겠다는 장기전략을 위한 것이다. 금호로서는 일단 다른 FI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고 이에 성공할 경우 성장전략을 그대로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산은도 기업 사정을 감안함으로써 무리하게 압박한다는 모양새를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금호의 대우건설 인수를 놓고 그룹에 부담이 될지 모른다는 지적이 적지않았다. 시중의 이런 우려가 현실화될 공산이 커진 셈이다. 금호가 제3의 FI와 계열사 매각에 성공해 이런 부정적 시각을 말끔히 해소하기 바란다. 아울러 재무약정 대상 8개 그룹은 물론 다른 그룹들도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 장기 저성장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구조조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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