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감사관은 서울시의회 등에 제기한 정 감독에 대한 8가지 문제와 의혹 대부분이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의 특별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날 발표 내용은 시의회가 지난해 11월 시에 요청한 특별조사 결과다.
감사관은 우선 정 감독이 객원 지휘자로서 빈 국립오페라의 공연을 위해 지난해 12월 세 차례에 걸쳐 국내 시향 공연 일정을 변경한 것을 확인했다. 정 감독은 또 지난 2009년부터 자신이 설립한 비영리단체 미라클오브뮤직(MOM) 공연에 약 60회 출연했는데 감사원은 이 활동이 시향 직무충실도를 저하시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스스로의 출연료를 자신의 법인에 기부하고 본인이 사업자 경비로 공제 받은 것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감사관은 또 정 감독이 MOM 주최 공연에 시향 단원을 지속 출연시킨 점과 대표이사의 사전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다섯 차례 외부 공연을 한 점, 계약서상 매년 5%씩 일률적으로 보수를 올리기로 한 점 등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매니저에게 지급되는 비즈니스 항공권을 정 감독의 아들과 며느리가 쓴 사실도 드러났다. 약 1,300만여원 규모다. 정 감독이 진행하는 단원평가에서 불합격된 단원이 재계약되는 등 6명의 결과가 적정하지 않은 점도 확인됐으며 정 감독 막내아들의 피아노 선생 등 지인 2명이 시향에 근무했던 것도 확인됐다. 이 중 1명은 여전히 근무 중이다.
감사관은 그러나 이 같은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정 감독 개인의 책임은 묻지 않았다. 겸직활동과 보수 문제는 재계약시 계약서를 수정할 것을 권고하는 것으로 그쳤으며 단원 특혜 제공은 정 감독 개인이 아닌 기관 경고조치할 것을 권고했다. 지인 채용 의혹은 공소기간(채용일부터 2년)이 지나 처분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으며 항공권 문제는 1,320만원을 반환청구하고 다른 징계권고는 하지 않기로 했다. 정 감독의 개인처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감사관 관계자는 "무단으로 5회의 외부 공연을 한 점은 신분상 처분을 요청할 계획"이라면서도 "보좌관의 업무처리 문제나 시향 대표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나름의 사정이 있다고 부연했다.
감사관의 이 같은 감사 결과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애초 공개적으로 정 감독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면서 예고됐다는 시각이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11일 언론사 부장단과의 오찬에서 정 감독의 거취와 관련, "다른 대안이 있느냐"며 반문했다. 감사관 입장에서는 감사지침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한편 박 시장은 지난해 8월 이른바 박원순법으로 불리는 공직혁신안을 발표하고 본청은 물론 산하기관·출연기관 공직자들에게 강력한 기강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30만원을 수령한 직원이나 근무태만인 직원이 중징계에 처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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