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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포커스/해외재테크통신] 되살아나는 정크본드

지난해 국제금융시장에 불어닥친 대공황의 위기가 올들어 진정되면서 뉴욕 월가에 정크 본드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바닥으로 떨어졌던 정크본드 값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환란을 겪으면서 한국인들에게도 정크 본드란 용어가 익숙해졌다. 「정크(JUNK)」는 쓰레기라는 뜻으로, 정크 본드는 쓰레기처럼 값이 없는 채권을 말한다. 채권 시장에서 가격은 수익율(YIELD)에 역방향으로 움직인다. 가격이 낮으면 수익율이 높고, 가격이 높으면 수익율이 낮다. 따라서 정크 본드는 헐값으로 매매되지만, 표면금리(COUPON RATE)가 높은 게 특징이다. 정크 본드의 기준은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이 「투자부적격」 판정을 내린 국가나 금융기관·기업이 발행한 채권을 의미한다. 무디스 기준으로 「BAA3」, S&P 기준으로 「BBB-」 이하 등급의 채권이 거래되는 정크 본드 시장는 무려 5,700억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까지 한국 정부가 발행한 외평채도 이 시장에서 거래됐다. 올들어 정크 본드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국제채권시장의 기준이 되는 미국 재무부채권(TB)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이지만, 지난해 여름 러시아 루블화 절하 이후 이후 폭락했던 정크 본드 가격이 올들어 급등했다. 시장이 평온을 되찾으면서 안정성보다는 위험성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펀드들을 추적, 자료를 발간하는 모닝스타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정크 본드를 전문으로 거래한 펀드들의 수익율은 평균 4.9%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일반 채권을 거래한 펀드들의 수익율의 평균은 마이너스 1.8%였다. 정크본드의 거래는 TB 수익율과의 차이, 즉 가산금리(스프레드)로 이뤄진다. 정크본드의 평균 가산금리는 지난해 10월 6.8%까지 벌어졌으나, 이달초 현재 4.9%로 좁혀졌다. 금리차이가 좁혀진만큼 정크 본드의 가격이 올라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이 정크본드를 사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높은 수익율이고, 둘째가 가격 변동 차이다. 올 상반기처럼 정크 본드 가격이 오르면 싸게 샀던 투자자들은 이익을 얻게 된다. 또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TB보다 일반 채권보다 높은 표면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1년 이상 보관하고 있으면 충분한 이자를 지급받는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연말까지 정크본드 시장은 12~14%의 높은 수익을 보장해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정크 본드는 역시 불안한 상품이다. 채권 발행자가 파산하거나, 지급불능(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 원금은 커녕 이자도 받지 못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또 팔아도 사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말그대로 쓰레기값으로 처분해야 한다. 따라서 정크본드는 경기가 좋을때 단기로 거래하는 것이 유리하고, 경기가 나쁠땐 장기투자 상품으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단, 부도 가능성이 높은 채권은 피해야 한다. 지난 6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올리기 직전까지 많은 투자자들이 정크본드 시장을 떠날 준비를 했다. 5월과 6월 두달 사이에 미국의 펀드들은 18억 달러의 정크 본드를 팔아제꼈다. 그러나 FRB가 연방기금금리를 0.25% 올린후 더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을 방침을 시사하자 다시 정크 본드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7월 첫째주에 7억 달러의 자금이 신규 유입됐다. 대부분의 펀드들은 정크 본드에 손을 대지 않는다는 약관을 채택하고 있지만, 리스크를 무릅쓰고 높은 수익성을 쫓는 정크 본드 전문 펀드들이 활약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요령을 터득해 시장에서 정크본드를 직접 거래하기도 하지만, 전문 펀드를 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도 정크본드 시장을 교란할 요인들이 잠재해 있으므로 유의할 것을 요망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활황이 지속되면서 FRB가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고, 1,300억 달러의 외채를 안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대선을 앞두고 채무 상환 연장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그러면 정크 본드는 폭락, 쓰레기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배짱을 가지고 과감하게 베팅할수 있는 사람만이 정크본드에서 큰 돈을 벌수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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