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의 중형세단 '말리부' 신형이 내년 2·4분기께 인천 부평 공장에서 생산돼 국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신형 '말리부'의 국내 생산 계획이 나오면서 GM이 국내 생산 물량을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 역시 덜 수 있게 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 16일 노동조합과의 17차 임금협상 교섭에서 내년 2·4분기 부평공장에서 신형 '말리부'를 생산하겠다고 제안했다.
한국GM이 신형 '말리부'의 국내 생산·판매 계획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형 '말리부'는 올 4월 뉴욕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바 있다. 기존 '말리부'의 완전변경 모델이다.
디자인이 과감하게 개선되고 다운사이징 된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 모델이 추가돼 온라인에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GM은 기존 '말리부'의 국내 판매가 잘돼 당분간 국내에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혀왔다.
한국GM이 이번에 신형 '말리부'의 국내 생산 계획을 내놓은 것은 국내 생산 물량 축소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한국GM은 부평 공장에서 생산 중인 대형세단 '알페온'을 단종시키고 9월 '임팔라'를 출시할 예정이다. '임팔라'는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고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 수입 판매할 계획이다. 노조는 '임팔라'를 수입 판매하면 국내 생산 물량이 줄어든다며 반발하고 추가 물량 확보 계획을 요구하며 파업 절차를 밟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150억원을 투자해 부평 1·2공장 통합을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지만 국내 생산 물량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반영해 신형 '말리부' 국내 생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GM 사측이 신형 '말리부'의 국내 생산 카드를 내놓으면서 노조 측도 '임팔라'의 수입 생산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GM의 임금협상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금 부분에서는 노사 양측의 입장 차가 커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9,990원 인상, 성과급 500% 지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기본급 4만9,575원 인상과 성과급 400만원 지급을 제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의 영업이익이 1조원대에서 지난해 1,485억원 손실로 돌아서는 등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노조 측도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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