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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준금리 동결… 한은 부담 커진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0%로 동결했다. 지난 7월 전격적으로 0.25%포인트 인하한 후 2개월 연속 동결이다. 가파른 경기하강을 고려해 7월에 이어 이번에 징검다리식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으나 예상은 빗나갔다.

최근 각종 경제지표만 본다면 금리를 내려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금통위가 통화정책 발표문에서 밝혔듯이 우리 경제는 기준금리를 인하한 7월보다 휠씬 후퇴했다. 7월과 8월에는 성장세가 '부진했다'고 진단했지만 이번에는 '미약하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2%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게 작금의 상황이다. 정부가 재정사정이 빠듯함에도 부동산거래세를 한시 감면하는 고육지책을 동원한 것은 경기하강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금통위의 금리동결도 나름대로 이해는 간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매입 재개를 선언해 우려되던 유럽 리스크는 일단 줄어들었다. 금통위 결정 후 15시간이 지난 14일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제3차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할지 여부와 9ㆍ10경기부양책 효과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에 금리를 내렸다면 9ㆍ10대책과 맞물려 경기부양 효과가 더 확실했을 것이기에 이번 동결이 아쉽기는 하지만 상황악화에 대비해 금리인하 카드를 남겨둘 필요성도 있다. 이달에 금리를 내리면 앞으로 정책대응 여력이 그만큼 줄어든다.



이번 동결로 한은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금리인하에 대한 압박이 높아져 외통수로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 경기가 더 가라앉는다면 정부가 경기부양에 발벗고 나선 마당에 한은은 뭐했냐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9ㆍ10대책의 핵심인 부동산거래세 감면조치 시행이 야당의 반대로 무산된다면 이런 압력은 더 가중될 것이다.

관건은 정책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12월 대선이라는 정치일정이 있다. 대선 바로 직전에 금리카드를 동원하는 것은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경기의 흐름이 바뀌지 않는다면 금리인하를 주저할 이유가 없다. 늦으면 늦을수록 정책결정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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