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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12 D-5] 경제주체간 윈윈 체계 모색하는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 대가

[메인 스피커]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br>유태계 미국인으로 200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br>"금융부문 규제 없으면 망할 수 있다" 경고 유명<br>삼성·애플 특허전쟁서 '삼성 지지' 표명 하기도<br>경제한류 시대 맞아 금융 등 글로벌 전략 조언


삼성전자와 애플이 특허전쟁으로 갈등을 키우고 있던 올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 총회에서 한 미국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변호사들 좋은 일만 시킬 뿐 실익이 없다"고 말하며 삼성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에릭 매스킨(62ㆍ사진)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다. '메커니즘 디자인'으로 지난 2007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그는 애플의 딴죽 걸기는 소비자에게 피해만 주는 비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점에서 잘못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의 이론적 근거는 경제주체 간 상호이익 체계를 모색한 '메커니즘 디자인'이다.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을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해보면 이렇다. 엄마가 영희와 철이 두 아이에게 케이크를 '공평히' 나눠주려고 한다. 그렇지만 엄마가 아무리 노력해도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아이들 눈에는 공평하지 않을 수 있다. 이때 영희가 케이크를 칼로 나누고 철이가 두개 중 하나를 먼저 선택할 수 있게끔 '메커니즘'을 설계해보자. 그러면 영희는 100% 공평하게 케이크를 나눌 수밖에 없다. 어느 하나를 크게 썰면 철이가 먼저 가져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경제석학이자 메커니즘 디자인의 대가인 매스킨 교수가 오는 16~17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12'에서 '글로벌시장 속 한국의 성공에 대한 견해(The perspectives on the recent success of Korea in the global market)'를 주제로 강연한다.

매스킨 교수는 강연을 통해 경제 한류 시대를 맞아 국민경제 각 부문이 취해야 할 글로벌 전략에 대해 조언한다. 또한 최근의 저축은행 사태를 포함, 산업 부문에 비해 크게 낙후된 한국의 금융업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발언이 나올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진다.

그는 이번 포럼 주제인 '한류, 글로벌 경제를 품다:경제금융, 산업, 문화'에 맞춰 한국 경제가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 옳은 길을 가고 있는가를 진단하고 미래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청중과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매스킨 교수는 포럼에 앞서 보내온 강연계획서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매우 잘해왔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한국 경제가 그동안 무역 규모를 1조달러까지 키우고 외화 부족으로 외환위기를 겪은 뒤 세계 주요 외환보유국으로 올라섰으며 1인당 소득 2만달러를 넘기는 일을 모두 '한 세대' 안에 이뤘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매스킨 교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주최할 정도로 국제정치와 외교 무대에서도 중요한 존재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한국 경제에 대한 염려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 매스킨 교수는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무엇보다 금융 섹터가 산업 부문에 비해 덜 발전돼 있고 한국의 은행은 자산 규모에서 중국과 일본에 비해 작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그래서 한국 정부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기관의 덩치를 키우려고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인식을 지닌 매스킨 교수는 이번 포럼 강연에서 한국 경제가 직면한 두 가지 중대 이슈에 대해 청중과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다.

우선 한국 경제의 체력이 충분한가의 문제가 강연의 핵심내용이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가까운 시일 내 한 차례 더 올 경우 한국 경제가 이를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한가에 대한 의견을 밝힌다.

다음으로 한국의 금융산업에 대한 진단도 이뤄진다. 매스킨 교수는 미국과 유럽 정부가 거대 금융사의 시장권력을 억제하려고 하고 있지만 한국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길이 과연 옳은지에 대한 자신의 대답을 들려주고 경제한류 시대에 한국 경제와 금융 부문이 가야 할 길에 대해 조언한다.

매스킨 교수는 1950년 뉴욕에서 태어난 유태계 미국인이다. 1972년 하버드대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1976년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응용수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하버드대, 프린스턴고등연구소 교수 등을 거쳐 올해 모교로 돌아와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은 2007년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을 발전시킨 공로로 레오니트 후르비치, 로저 마이어슨과 함께 공동수상했다.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은 게임 이론의 전문분야 중 하나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메커니즘)을 잘 설계할 경우 각자의 이기심을 가진 경제주체들이 윈윈할 수 있음을 수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국 학계에서는 메커니즘을 '제도'로 번역하기도 하는데 제도를 잘 설계할 경우 경제주체 간의 이기심을 조율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는 게 이 이론의 핵심이다.

매스킨 교수는 산업 섹터에는 규제 완화가 중요하지만 금융 부문은 적절한 규제가 없을 경우 모두 망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8년 금융위기 전부터 이 같은 의견을 내왔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 제주도 하계포럼에 초청연사로 나서 비슷한 맥락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약력

▦1950년 미국 뉴욕 ▦1972년 미국 하버드대 수학과 ▦1976년 미국 하버드대 응용수학 박사 ▦1977~1984년 MIT 교수 ▦1985~2000년 하버드대 교수 ▦2000~2011년 프린스턴고등연구소 석좌교수 ▦2007년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 정립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 공동수상 ▦2012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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