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재건축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이 아파트 값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은 투자 수요가 꾸준히 유입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개포동 아파트 단지의 올 상반기 거래 건수가 크게 늘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포동 뿐 아니라 강남구 대치동, 강동구 고덕동 등 다른 지역 재건축 단지 역시 거래 건수가 늘고 가격도 오르면서 '강남권 발 재건축' 가시화가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 지고 있다.
◇1위 오른 개포동, 거래 역시 크게 늘어 =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 된 개포지구 내 저층 주거단지들의 거래와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개포지구의 경우 개포주공 2단지가 지난달 30일 이주를 완료했고 개포주공3단지·개포시영은 관리처분인가를 눈앞에 두고 있어 오는 9월께부터 이주가 시작된다. 개포주공4단지와 주공1단지 역시 사업시행인가를 앞둔 상태다. 전국 아파트 값 1위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반포동의 대표격인 주공1단지, 신반포15차 등이 조합설립 단계인 것에 비해 확연히 빠른 속도다.
거래량도 급증하고 있다. 개포 주공4단지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117건이 거래되면서 전년 동기 거래량(55건)의 두 배를 넘어섰다. 단지 규모가 가장 큰 주공1단지도 올해 상반기까지 187건이 거래되면서 지난해 상반기 거래량(90건)의 두 배를 넘겼다.
가격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공1단지 36㎡(전용면적)의 시세는 지난달 30일 기준 6억 2,000만원에서 이 달 18일 기준 6억 6,000만원으로 뛰었다. 주공1단지 47㎡도 같은 기간 8억 9,500만원에서 9억 2,000만원, 주공2단지 80㎡ 역시 지난달 말 12억원에서 이달 현재 12억5,000만원으로 오른 상태다.
개포동 G 공인 관계자는 "상반기까지 가격은 보합세를 보였다면 최근에는 하루하루 오르는 가격을 쫓아가기가 버거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강남권 재건축 가시화 여파는 = 이런 가운데 개포동 뿐 아니라 다른 강남권 지역 재건축 단지도 사업이 진척되면서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현재 이주가 진행 중인 강동구 고덕 주공2단지 역시 올해 상반기 거래량이 이미 지난 1년간 거래량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 아파트의 올해 상반기까지 거래량은 18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83건을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지난 한 해 전체 거래량(157건)보다 27건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단지 내 도로 설치 문제 등으로 재건축이 지지부진했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거래가 늘고 있으며 실거래가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은마아파트 94.76㎡는 지난해 1월 8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최고 9억6,500만원에 팔리며 1억3,000만원이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시세가 2006년 최고점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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