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은 "대북정책은 통일부, 대내의 국민 공감대 형성 등은 민주평통이 맡고 있는데 통준위가 어떤 몫을 해낼 것인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민주평통의 경우 통준위보다 오래전부터 많은 수의 위원들과 함께 대통령에게 통일 문제를 자문해 온 만큼 통준위의 역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평통은 1981년 헌법에 근거를 두고 출범한 대통령 직속 통일자문기구로 위원만 국내외 2만여명에 달한다.
통준위는 설립 근거가 약하므로 이를 격상시켜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 전 차관은 "통준위가 법으로 만들어졌으면 설립 근거가 확실한데 대통령령으로 만들어졌다"며 "통준위의 설립 근거를 격상시키는 것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일정책의 연속성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이상만 중앙대 북한개발협력과 교수는 "통일정책을 승계해야 한다. 과거의 (통일정책을) 너무 비판적으로 보지 말자"면서 "통일정책은 계승과 개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일이 쉽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라면 지난 70년간 우리는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통준위가 다음 정권에 가서도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욱 통준위 부위원장은 통준위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살려 나가는 방식을 택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통준위는 민간 중심이기 때문에 장관 등 정부 인사와는 달리 자유로운 생각을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있다"며 "국무회의 등에서 대통령이 접할 수 없는 이야기가 앞으로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22개의 통준위 내 시민자문단과의 만남을 기획하는 등 좀 더 큰 여러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다"며 "이번 포럼에서 나온 것들을 참고해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