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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골퍼' 안신애(25·해운대비치골프리조트)는 골프보다 골프 외적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이 많았다. 눈에 띄는 외모 덕에 팬도 많지만 한편에서는 연예인과의 열애설에 성형중독이라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소문과 부상, 부진에 시달리는 동안 그가 2009년 신인왕 출신으로 이듬해 2승을 거둬 상금랭킹 3위에 올랐다는 사실은 조금씩 잊혀갔다.
13일 경기 여주 페럼클럽(파72·6,714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이수그룹 제37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안신애는 8언더파 뒤 4차 연장 혈투 끝에 5년 만의 우승을 달성했다. 통산 3승이다. 7타 차 열세를 뒤집는 기록적인 대역전극으로 생애 첫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상금 1억4,000만원에 4년간 유효한 투어 출전권도 보장받았다.
2라운드에서 1타 차로 컷오프를 면한 안신애는 3라운드까지 3언더파 공동 23위였다. 10언더파 단독 선두 이민영(23·한화)과 7타 차. 톱10에만 들어도 만족할 것 같았다. 안신애는 그러나 마지막 날을 맞아 어렵게 세팅된 코스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5언더파 67타를 적었다. 이날 전체 최소타다. 드라이버부터 아이언·퍼터까지 정교한 플레이로 투어를 주름잡던 2010년을 떠올릴 만했다. 대다수 선수가 오버파로 미끄러지면서 안신애는 공동 선두로 마친 뒤 1시간 넘게 다른 선수들의 결과를 기다렸다.
이후 서연정(20·요진건설)과 이정민(23·비씨카드), 이민영까지 3명이 8언더파 동타를 쳐 성사된 연장 승부. 18번홀(파5)에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는 4명 모두 파를 기록했고 2차 연장에서 안신애와 서연정이 버디로 살아남았다. 3차도 버디-버디였다. 승부는 네 번째 연장에서야 갈렸다. 서연정의 3m 버디 퍼트가 빗나간 뒤 안신애는 1m 안쪽의 버디 퍼트를 여유롭게 넣은 뒤 환하게 웃었다. 경기는 오후6시30분이 다 돼서야 끝났다. 오전10시30분에 티오프한 안신애로서는 8시간의 기다림 끝에 달콤한 우승을 맛본 것이다.
경기 후 안신애는 '외모에만 신경 쓴다는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의 말에 "다른 쪽에 신경 쓴다고 해서 골프를 열심히 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며 "진로에 대해 고민했는데 한동안 국내에서 계속 골프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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