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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 높은 사업 골라 '주식' 아닌 '기업' 산다

새 코끼리 사냥 임박 버핏, 여전한 투자 철학

실적둔화 美 항공부품사 프리시전, '역대 최대' 300억弗에 인수 나서

주력 고강도금속 경쟁력 탁월

항공·에너지 장기전망 긍정적… 항공산업 투자 기피 성향 깨

"수십년 뒤를 내다보고 '주식'이 아닌 '기업'에 투자하고 진입장벽이 높은 사업을 골라라."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사진)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평소 투자철학에 입각한 또 한번의 '코끼리 사냥(빅딜)'을 앞두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버핏 회장이 미국 항공 및 에너지 관련 금속부품 업체인 프리시전캐스트파트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주 합의 소식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7일 프리시전의 시가총액은 267억달러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인수금액이 300억달러 이상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인수합병(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는 2010년 벌링턴노던산타페철도회사(BNSF) 지분 77.4%를 265억달러에 인수한 것이 최대 빅딜이었다.

버핏 회장은 2012년부터 대규모 M&A를 뜻하는 '코끼리 사냥'을 공언해왔다. 버크셔의 보유현금은 665억9,000만달러로 프리시전을 인수해도 360억달러가량이 남는다. 프리시전은 보잉과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작업체나 발전소에 터빈 날개 등 기계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연간 매출 100억달러 가운데 70%는 항공 업체에서, 17%는 에너지 업체에서 나온다.

평소 버핏이 항공산업 투자를 싫어했던 점을 감안하면 프리시전 인수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버핏은 개인용 제트기 업체인 자회사 넷젯의 노사분규가 심화하면서 자신의 평판까지 나빠지자 올 6월 넷젯 최고경영자(CEO)를 해고하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더구나 글로벌 경기가 악화하고 유가 하락으로 송유관 사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프리시전 실적도 둔화하는 추세다.



하지만 프리시전 인수는 버핏 투자철학의 축소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데이비드 롤페 웨지우드파트너스 펀드매니저는 "버핏은 산업 내의 독점적 지위에 있는 기업을 고른다"며 "몇 분기가 아닌 몇십년 뒤 프리시전의 미래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리시전의 주력인 고강도금속 분야는 경쟁사들이 함부로 넘볼 수 없고 항공·에너지 분야도 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버핏도 지난해 "버크셔의 미래는 주식을 고르는 게 아니라 큰 기업을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는 데 달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주가나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성장성 높은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버핏은 BNSF를 인수할 때도 경기둔화로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진입장벽이 높고 철도를 대체할 운송수단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현재 버크셔 순이익의 20%도 BNSF에서 나온다.

더구나 지난 5년간 프리시전의 주가 상승률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평균을 30%포인트나 밑돌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클리프 갤런트 애널리스트는 "프리시전은 버크셔 자회사인 철도나 에너지·소매유통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주가 하락시 기업 인수는 버크셔의 고전적 행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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