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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카 "부채 탕감 절대 불가" 으름장… 시리자 "완전상환 비현실" 그렉시트 압박

트로이카 "그리스 稅부담 유럽평균 못미쳐" 시리자 주장 반박

치프라스, 선거 승리 날 연정 구성 합의·내각 구성… 일전 대비

채권단 vs 그리스,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 놓고 팽팽한 신경전


그리스에 반(反)긴축을 내세우는 급진좌파연합 '시리자'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새 정부와 대외채권단인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일명 '트로이카'가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에 돌입했다. 주요 채권국들이 일제히 "부채탕감 절대불가" 입장을 강조하며 그리스를 압박하고 나선 가운데 시리자는 "부채를 모두 갚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트로이카와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스와 구제금융 부채 협상을 벌인 뒤 "우리는 새 그리스 정부와 경제회복을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새 정부가 추진하는) 부채탕감에 대한 지지는 유로존 내에서 많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최대 채권국가인 독일의 입장은 강경하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독일 ZDF TV에 출연해 "알렉시스 치프라스 새 그리스 총리가 구제금융을 받기 싫다고 해도 상관없지만 대신 그는 그리스 문제를 해결할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베누아 쾨레 ECB 집행이사도 "그리스는 무조건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며 "그 돈은 다름 아니라 다른 유럽국 납세자들의 돈"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선거 승리 당일에 즉각 연정 구성에 합의한 데 이어 이튿날 주요 각료를 내정하는 등 속전속결로 재정긴축의 고삐를 풀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치프라스 총리는 취임하자마자 시리자 당내 경제통인 야니스 드라가사카스 전 경제부 차관을 트로이카와의 협상을 담당할 경제부총리로 임명했다. 재무장관에는 거시경제학자인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국립아테네대 교수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정 파트너인 '그리스독립당'의 파노스 카메노스 대표는 국방장관에 오를 것이 유력시된다.



시리자는 벌써 '우발적'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Grexit) 가능성을 언급하며 공세에 들어갔다. 유시드 차칼로타스 시리자 수석 경제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막대한 부채를 모두 상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그리스가 무너지면 유로존에서 제명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권은 다음달 열리는 EU 정상회담 이전에 구제금융 재협상 방안을 마련한 뒤 트로이카에 대한 포문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 일부에서는 원금탕감은 불가능하지만 채무상환 기간 연장 같은 '기술적인' 협상 정도는 가능하다는 유화책도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강경파였던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총리도 채무상환 기간 연장에 대해 긍정적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타협안은 치프라스 정부와 유럽 채권국들 모두의 불만을 살 공산이 크다. 부채의 3분의1을 탕감받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던 시리자 정권 입장에서는 초라한 협상 결과가 몰고 올 여론의 역풍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고 채권국들로서도 섣부른 양보안이 자칫 포르투갈이나 아일랜드 등 다른 구제금융 국가에 나쁜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에스테반 곤살레스 폰스 국민당 대표는 "만약 그리스에 양보한다면 '극단주의 정부일수록 더 많은 빚탕감을 받을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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