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금융 사기 여전히 기승

최근 리츠·네티즌펀드등 투자빙자 피해급증당국의 단속조치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을 울리는 유사금융 사기가 계속되고 있다.

장기간의 '저금리' '증시침체'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대박'을 노리는 심리를 이용,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지난 25일에도 인터넷을 통해 10억원대의 인수합병(M&A) 사모펀드를 조성하면서 '수익률 100% 보장'을 약속했던 안창용(34) 벤처테크 사장이 잠적, 금융감독원에 의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또 최근에는 '네티즌펀드' '부동산 투자펀드' 등 각종 투자를 빙자한 펀드 모집 피해가 급증, 수사 당국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영업수법 갈수록 지능화

유사 금융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고금리' '원금보장' '확정이자' 등을 약속하고 자금을 모집하는 것.

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에 돈을 맡겨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서민들에게 연 40～60%에 달하는 배당금 지급을 약속하는 등 '한번에 큰 몫'을 보장한다며 유혹, 거액을 챙긴 뒤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 40~50대 가정주부들을 투자자 모집책으로 활용, 투자유치 실적에 따라 성과급(유치액의 2% 정도)를 지급하는 다단계식 수법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새로운 금융업종인 리츠(부동산투자회사)나 기업 구조조정 투자회사를 빙자한 유사 금융업체들의 불법적인 자금모집이 이뤄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피해규모 1조원 달해

업계에 따르면 이들 유사금융업체는 90년대 중반 이후 사채업에서 업종을 전환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잠재적인 피해 규모만 1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6월 경찰청이 발간한 '2001 범죄백서'에도 유망 벤처 기업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를 현혹한 다단계 금융사기가 지난 99년 169건에서 지난해 553건으로 무려 227.2% 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금융감독원은 지난 99년 1월부터 지난 해 말까지 126건의 불법 유사금융행위를 적발했으며 수사당국은 지난 해에만 510건의 유사금융회사를 단속해 1,596명을 사법 처리했다.

금감원은 올 해도 이미 80여건을 적발하는 등 유사금융 피해 사례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업체들이 제시하는 조건을 자세히 살펴본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이들이 제시한 이자나 배당금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기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유사금융업체로 의심되면 관련 감독기관을 통해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정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