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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경기도에 돈보따리 푼다

7개월간 6억5,600만달러<br>작년보다 2배 이상 투자<br>독도 논란에도 영향 없어


올 들어 일본 기업들의 경기도 투자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가 지난 1~7월 사이에 일본기업으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은 금액은 모두 6억5,600만 달러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억900만 달러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2010년에는 6,000만 달러에 불구해 올 들어 파격적인 유치실적을 보였다.

특히 지식경제부가 최근 밝힌 올해 1ㆍ4분기 집계한 일본 기업들의 국내 투자금액은 모두 9억1,900만 달러로 이 가운데 40%(3억5,000만 달러)가 경기도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기업들이 경기도에 집중투자 하는 데는 시장 때문이다. 경기도에는 삼성전자, 현대ㆍ기아자동차,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제조 및 연구개발 시설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실제 기흥의 삼성반도체, 탕정의 삼성디스플레이 인근에 전략적으로 개발된 경기도 외투기업 전용산업단지 중 하나인 평택 현곡산업단지의 경우 우수한 투자 환경 등이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전체 입주 업체들 중 80% 이상을 일본 기업이 차지하게 됐다.

이러한 인기 탓에 부지가 부족하게 되자 경기도는 그 바로 옆에 오성 산업단지를 마련했다. 이 산업단지에도 투자 상담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미 여러 일본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한 상태다.

등방성 흑연 제조 세계 1위 기업으로 경기도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토요탄소사 미키 소칸 영업본부장은 "고객사가 위치해 있고 교통 등 우수한 투자환경이 갖추어져 있으며 인재 채용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투자배경을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유럽, 미국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일본 기업 유치에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유럽과 미국 시장에 판매하기 용이해진 것이다.

일본에서는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TP) 등 FTA와 같은 성격의 국제 무역협약이 국내 반발 등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독도를 둘러싸고 한일 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일본 기업의 투자 분위기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19개 일본 기업과 투자 상담을 벌이고 있는데, 최근 양국간 갈등이 깊어지는 것과는 관계없이 해당 기업과의 상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이 경기도로 몰려오면서 지역 발전에도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다.

경기 북부지역에 디스플레이 유리 원판을 제조하는 NEG(일본전기초자)가 투자를 결정함에 따라 이 기업들에 부품 등을 납품하는 관련 업체들까지 모여들면서 일자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시켰다.

경기도로 진출하려는 일본 기업들은 예전의 단순 투자에서 벗어나 핵심기술과 공정이 도입되는 양질의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종전에는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을 우려해 단순한 후 공정만 해외에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천재지변에도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사고가 강해지면서 주요 핵심 공정까지도 해외에 이전하고 있다.

일본 국내에서도 시도하지 않았던 신기술 공정을 아예 한국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에 증액투자를 결정한 세계적인 LCD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K사는 업계 최초의 신기술 공정을 일본이 아닌 도내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최초 투자 상담에서 투자 결정까지의 소요 기간이 매우 짧아졌다. 허승범 도 투자진흥과장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일본인의 성격 상 예전에는 투자 결정까지 1년 6개월에서 2년까지 걸렸으나 지난해 지진 이후로는 6개월에서 1년까지로 기간이 단축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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