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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의 실험

■ 납작 엎드린 탐욕의 월가<br>보너스 3년간 나눠주고 주더라도 반은 주식으로<br>단기실적 눈 먼 투자 막고<br>직원 책임·수익 안정성 강화<br>월가 전체로 확산될지 주목


'금융위기로 월가 급여체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미국 월가의 대표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가 또다시 보너스 지급체계 개편안을 발표한 데 대한 15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평가다. WSJ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모건스탠리가 지난해 보너스를 오는 5월부터 2016년 1월까지 3년간 네 차례에 걸쳐 분할 지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대상자는 연봉 35만달러 이상, 연간 보너스 5만달러 이상으로 보너스를 받기로 한 전체 직원의 약 20% 정도다.

또 모건스탠리는 보너스 대부분을 현금으로 지급하던 관행을 깨고 반은 현금으로, 반은 주식 형태로 줄 방침이다. 아울러 2016년 이전에 회사에서 나가는 직원에게는 특별한 협상이 없는 한 예정된 보너스를 주지 않기로 했다.

이 같은 모건스탠리의 실험이 주목되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월가의 보너스 체계 개편작업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권이나 금융당국 등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급여체계 개혁은 월가 전반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다. 뉴욕에 본부를 둔 리서치 그룹 옵션그룹에 따르면 연봉제 트레이더들의 40%, 주식 트레이더들의 15%, IB 직원의 10%가량이 지난 2011년 보너스 중 최대 75%를 분할해 받기로 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이미 지난해 12만5,000만달러 이상의 보너스는 분할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고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있던 존 맥도 3년 연속 보너스를 받지 않고 있다.

사실 월가의 보너스 체계는 금융위기의 주범 가운데 하나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보너스에 혈안이 된 직원들이 단기실적에 눈이 멀어 리스크가 높은 투자를 감행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퇴직 후 손실이 났을 때는 정부나 국민의 혈세로 메우는 바람에 모럴해저드의 전형이라는 원성이 자자했다.



실제 모건스탠리는 2007년 수년간 계속돼온 트레이더들의 부실 모기지 투자로 90억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지만 막상 이 계약을 주도한 트레이더들에게는 연단위로 보너스를 주는 규정 때문에 막대한 보상을 해야 했다. 한 소식통은 "보너스를 분할 지급하면 트레이더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책임 있는 투자를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의 이 같은 실험이 월가의 대세로 자리잡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연말이나 연초의 보너스 잔치에 길들여진 임직원들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직원들의 급여와 보너스로 줄 돈으로 최대 133억달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1년의 122억달러보다 오히려 11억달러 더 늘어난 것이다. 보너스 분할 지급 역시 검토하지 않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전 조사관 마크 윌리엄스는 "보너스 분할 지급은 유능한 금융계 인재들을 그림자 금융으로 내몰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금융산업 발전도 저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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