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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에서 또 동양인 상대로 인종차별 모욕

백인 남성, 한국인 추정 관광객에게 욕설 퍼부어

호주 시드니의 시내버스에서 또 동양인을 겨냥한 인종차별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만 네 번째로, 유색인종이 호주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무섭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동양인 관광객 2명이 지난달 30일 오후 7시30분(현지시간)께 시드니 도심 타운홀 인근을 지나던 시내버스 안에서 백인 남성으로부터 심한 인종차별적 모욕을 받았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버스에 타고 있던 한 백인 남성은 한국인으로 보이는 동양인 남녀 관광객에게 ‘F’로 시작하는 단어를 섞어가며 “왜 호주에 왔느냐, 이 망할 놈의 ×××야!” 등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가해자는 특히 이들을 일본인으로 착각한 듯 “영어는 할 줄 아느냐, 이 일본인 ×××야!” 등의 인종차별적 욕설을 이어갔다. 이 백인 남성의 인종차별적 공격은 주로 여성에게 집중됐으며, 함께 있던 남성이 그를 달래려고 사과를 했는데도 더욱 격분해 욕설을 이어갔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 남성이 무엇 때문에 흥분하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은 당시 버스 안에 있던 중국계 호주인 여성 하이디(30)가 동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바람에 순식간에 확산됐다. 그는 “아시아인 관광객에 대한 심한 인종차별적 모욕에 충격을 받았다”며 “더 놀라운 일은 버스 안에 있던 다른 승객들이 백인 남성을 말리기는커녕 나에게 오히려 가만히 앉아있으라거나 수수방관하는 태도를 취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지난 2월 시드니의 시내버스 안에서 말레이시아계 혼혈인 국영 ABC 방송의 유명 앵커가 백인 여성에게 심한 인종차별을 당한 적이 있다. 지난달에는 퍼스의 시내버스에서도 백인 여성이 중국계로 보이는 여성에게 인종차별적 욕설을 퍼붓는 등 유사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에는 멜버른에서 스스로를 ‘크레이지 화이트 보이스’라 칭하는 인종차별주의자 백인 청년 3명이 베트남 유학생을 무차별 폭행해 거의 숨지게 할 뻔했으며, 같은 해 9월에는 한국인 유학생이 백인 10대들에게 손가락을 절단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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