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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기침체·정치불안 '상처투성이'
입력2002-06-28 00:00:00
수정
2002.06.28 00:00:00
■ 내달 1일 홍콩반환 5년사상초유의 실업률 기록… 서비스업체등 잇단 이탈
지난 97년 7월 1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홍콩은 155년 영국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중국으로 반환됐다.
역사적 사건 발생 만 5년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그러나 홍콩은 기쁜 마음으로 이 날을 자축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8일 전했다. 경기 침체와 정치불안이란 먹구름이 5년전처럼 홍콩의 하늘을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경제는 현재 미 경기침체와 중국의 급부상이라는 이중 장벽에 부딪혀 사경을 헤매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답보상태에 있으며, 사상 초유의 7.4%라는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홍콩 경제의 가장 큰 위협은 광저우를 비롯한 급 부상하는 중국의 대도시. 실제 광저우시는 홍콩에 있던 제조업기반을 빼앗아 가는 한편 대규모 항만개발을 통해 해운 물동량까지 차지해가며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각종 서비스업체들도 홍콩에서 광저우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홍콩의 공동화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홍콩 정부는 중국과의 통합 가속화란 카드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저널은 이와 관련 중국으로부터의 정치ㆍ경제적 독립을 강조하던 5년전과 달리 최근에는 중국에 좀더 의존하려는 분위기가 홍콩에 팽배하다고 전했다.
홍콩 행정부는 이를 위해 최근 베이징을 오가면서 양 지역간 자유무역지대(FTA) 구축에 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협상이 성공할 경우 홍콩은 중국 경제에 좀더 의존하게 되지만, 무관세로 수출을 할 수 있는 등 중국 내 대도시와 대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이와 함께 중국 본토인의 홍콩에 대한 투자 역시 허용해 줄 것을 중국정부에 요청한 상황이다.
경기침체 뿐만 아니라 둥젠화(董建華) 행정수반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불만도 증가하면서 정치적 불안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19일 직접투표가 아닌 간접 투표 방식으로 재 집권에 성공한 둥젠화 행정수반은 정부요직을 자신의 심복으로 대체하면서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이 같은 둥젠화의 움직임이 결국 홍콩의 민주주의를 영국 식민지배 하에서보다도 더 후퇴시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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