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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데오 모딜리아니가 지난 1906년 고향인 이탈리아 리보르노를 떠나 프랑스 파리에 건너왔을 때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모이즈 키슬링이었다. 서로의 예술적 재능을 존중했던 두 젊은 예술가의 우정은 1920년 모딜리아니가 요절할 때까지 이어진다. 특히 이들은 한 캔버스에 그림을 나눠 그리기도 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총 3점이 선보인다. 이 그림에는 키슬링이 그린 화려한 과일과 꽃 정물 너머로 모딜리아니가 그린 '모이즈 키슬링의 초상(1916)'이 보인다. 동등한 입장의 두 화가가 자신만의 분위기와 작업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힘을 합쳐 한 그림을 완성하는 것은 미술사에서도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특히 키슬링의 '모이즈 키슬링의 아틀리에 안의 한카 즈보로프스카 부인'과 모딜리아니의 '여인의 얼굴-한카 즈보로프스카'를 비교하면 한 모델에 대한 두 작가의 다른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공동 작업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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