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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는 삼성연구소의 위기 경고를 새겨들으라

삼성경제연구소가 우리 경제의 이상징후를 경고하고 나섰다. 기업과 정부ㆍ사회의 위기의식으로 극복했던 외환위기와 달리 글로벌 금융위기 5년차 이후 한국 기업의 체력소진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삼성그룹 사장단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이렇게 진단했다.

정작 이런 경고를 새겨들어야 할 대상은 삼성 사장단보다 정부다. 경기낙관론을 주도해온 주체가 사실상 정부이기 때문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글로벌 투자은행 같은 외국계 는 물론 한국은행까지 정부가 제시한 내년 성장률(3.9%)보다 낮은 전망치를 내놓았으나 정부는 여전히 낙관론을 고수하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정부의 성장률 전망이) 중립적"이라고까지 말했다.

물론 정부의 논리에도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2ㆍ4분기 성장률이 9분기 만에 0%대에서 벗어났고 국민총소득(GNI)도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외국인의 최장 순매수 신기록에 힘입어 주가도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처럼 기업과 가계에 희망을 주고 싶은 정부의 입장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의 고언은 바로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무리 민간연구소라도 정부 입장과 상반된 시각의 보고서를 낸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위험하다. 정부는 착시현상으로 인한 위기불감증이야말로 진짜 위기의 근원이라는 지적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 경제는 뜨거워지는 물 속의 개구리와 같다. 북핵보다 경제성장이 멈춰버린 게 한국의 진짜 위기'라던 맥킨지의 지난 4월 한국 리포트와 일맥상통한다.

위기에 대한 현실인식 없는 난국 극복은 불가능한 법이다. 민간의 경고를 무시해 외환위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과거를 우리는 기억한다. 근거가 희박하고 불투명한 낙관론이 아니라 위기경고를 가계와 기업에 알리고 이해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게 정부의 직분이며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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