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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버냉키의 3차 양적완화, 대형 은행 배만 불려줬다

모기지 금리 최저수준 하락… 조달금리는 더 큰폭 떨어져<br>은행 2분기 순익 21% 늘어…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도 줄어<br>"FRB가 과거행태 반복 유도" 일부 전문가들 비난 목소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의 대형은행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FRB가 매월 400억달러의 모기지 담보증권을 매입하기로 하면서 모기지 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은행들의 조달 금리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은행들의 수익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QE3가 주택시장의 회복을 촉진하면, 은행들의 주택대출의 부실 역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FRB가 QE3를 도입한 가장 큰 목적은 주택 소유주들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주택시장을 살리고, 이를 통해 경기회복을 촉진시키는 데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QE3의 가장 큰 과실은 은행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3.4%를 밑돌면서 일주일새 0.25% 정도 떨어졌다. 은행들이 이러한 모기지 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시장에 내다파는 모기지 담보증권의 금리는 지난달 중순 2.36%에서 1.65%로 뚝 떨어졌다. FRB가 모기지 담보증권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보다 조달금리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짐에 따라 은행들의 수입이 되는 두 금리의 차이는 1.65%포인트 수준으로 벌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 같은 금리차는 QE3 이전 1.4%포인트 수준이었던데 비해 0.2%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이며, 지난 2000~2010년 평균 보다는 무려 0.5%포인트 높은 것이다. 은행들은 모기지 대출 금리를 더 낮출 수 있지만, 수익을 위해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도이치뱅크의 스티브 아브라함 애널리스트는 "모기지 대출을 일으키는 은행들에게 QE3는 더 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라며 "은행들은 대출을 확대하고 이를 세컨더리 마켓에 내다팔면서 수익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기존 비싼 모기지 대출을 낮은 금리로 갈아타는 주택 소유주들도 급증하고 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주 모기지 리파이낸싱 건수는 전주 대비 20% 늘어났다. 은행들의 실제 대출까지 연결되려면 2~3개월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은행들의 수익 역시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바닥을 다지고 있는 주택시장이 QE3 등의 효과로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은행들의 모기지 대출 부실이 크게 감소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줄일 수 있게 된 점도 은행들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미국은행들은 지난 2ㆍ4분기 중 345억달러 규모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65억달러는 대손충당금 적립을 줄임으로써 발생한 것이란 분석이다. 그동안 미국 은행들은 상업대출이나 크레디트 카드와 연관된 대손충당금 적립을 줄여 왔지만, 아직 주택관련 대손충당금에는 손을 대지 않고 있다. 주택시장이 더블 딥(이중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주택시장 회복세가 가팔라진다고 은행들이 확신을 할 경우, 주택관련 대손충당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씨티그룹만 하더라도 아직 100억 달러의 모기지 대손충당금을 쌓아놓고 있는 상태다. 일부 투자자들은 앞으로 다가올 몇 분기 동안 이러한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해 은행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FRB의 QE3 정책이 은행들로 하여금 과도한 리스크를 떠안는 과거의 행태를 되풀이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모기지 대출 등 만기가 긴 자산을 늘리고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가 성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FRB가 QE3를 실시하고 2015년까지 초 저금리를 유지키로 한데 대해 톰 호이니그 FDIC 이사는 "은행들이 리스크를 안고, 수익을 추구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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