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걸그룹 '레이디스코드'가 타고 가던 승합차가 고속도로 방호벽과 충돌해 멤버 5명 중 2명이 숨지고 나머지도 크게 다치는 사고가 났다. 새벽 1시 30분 지역 방송 스케쥴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했다.
스케줄에 쫓겨 전력질주를 하다가 교통사고가 난 아이돌 그룹이 비단 레이디스코드 뿐일까. 불행 중 다행으로 사망자가 없을 뿐이지 무수한 걸그룹과 보이그룹이 비슷한 사고에 노출되고 부상을 입는다. 2010년 저자가 1년간 매니저 업무를 맡으며 밀착 취재했던 걸그룹 '나인뮤지스' 역시 비슷한 일을 겪었다. 아홉 명의 소녀들은 그해 데뷔를 했지만 큰 주목을 끌지 못했고 하루에도 수 개의 지역 행사를 소화하도록 내몰렸다. 일정에 쫓기던 그들은 밤새 달렸고 결국 교통사고가 났다. 하지만 멤버들은 곧 퇴원해 붕대를 감은 채 연습을 계속 했다. 분위기 반전을 꾀해 볼 만한 콘서트가 얼마 후 열릴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책이 다루는 이야기는 제목에서 짐작하듯 스타를 꿈꾸는 소녀들의 삶과 애환, 그리고 스타를 만드는 시스템에 대한 것들이다. 그러나 책은 소녀들의 힘겨운 도전기나 성공 후일담 정도를 그려내는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더 깊은 속내를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
더불어 짧은 순간 돋보이지 못하면 금세 사라져버리고 마는 냉혹한 케이팝 시장의 현실과 스타시스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매니저·스태프들의 일면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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