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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을의 역습'

설국열차·나우유씨미·엘리시움 등 소외층 다룬 작품들 연이어 대박

엘리시움의 한 장면 /사진제공=소니픽쳐스

나우유씨미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극장가에 '을(乙)의 역습'이 심상치 않다. 경기침체와 사회적 양극화에 따라 소외된 계층과 계급을 그린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를 '을'이라고 여기는 관객들이 이런 영화를 찾고 있는 셈이다. '을의 역습'은 한국영화에서 시작해 할리우드 영화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 국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한 외국영화는 '엘리시움'과 '나우유씨미:마술사기단' 두 편이다. 엘리시움은 8월29일 개봉후 7일까지 106만명을 동원했고, 나우유씨미는 8월22일 개봉후 251만명이 찾았다. '엘리시움'은 서기 2154년 선택 받은 1%가 사는 유토피아 우주주거지 엘리시움과 버려진 지구에 사는 나머지 인류로 세상이 양분된 상황에서 정말 살아남기 위해 주인공 맥스가 엘리시움 시민의 자격을 얻으려 분투하는 내용이다. 엘리시움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말로 신의 선택을 받은 사람들이 들어가는 사후세계를 의미한다. 또 '나우유씨미:마술사기단'은 로빈후드 같은 4명의 직업 마술사 '포 호스맨'의 이야기다. 그을은 마술 사기를 통해 천문학적인 돈을 훔치지만 이것은 모두 악덕 자본가의 재산을 그로 인해 피해를 본 많은 대중에게 나눠주려는 목적에서다.

'엘리시움'은 순수하게 빈자의 반란이고 '나우유씨미:마술사기단'은 빈자를 도와주는 로빈후드 이야기지만 어쨌든 결론은 비슷하다.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사회의 불평등에 대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다. 외화 중에서도 상영전 화제를 모았지만 아직 신통한 효과를 보지 못한 '잡스'나 '투마더스', '바람이 분다' 등 비교된다. '슈퍼갑 중 갑'인 스티브 잡스나 40대 나이에도 환상적인 몸매를 가진 아줌마가 나오는 부유층 이야기가 별로 공감을 받지 못한 것이다.

앞서 흥행에 성공했던 국산영화도 을의 역습이라는 내용이었다. 3류이하의 시민으로 취급받던 열차 끝칸 승객들이 봉기한다는 '설국열차'나 사회의 불합리에 항거해 테러행위를 벌인다는 '더 테러:라이브'도 을의 역습을 말하는 영화에 다름 아니다. 슬럼가 주민과 고급아파트 주민과의 분쟁을 그린 '숨바꼭질'도 사실상 같은 부류에 속한다.



다만 같은 을의 영화라고 해도 결말이 희망적으로 끝나는 영화들이 보다 인기를 끌고 있다. '엘리시움'과 '나우유씨미'는 그나마 해피엔딩으로, 비극적인 상황이라도 희망은 있다는 주제를 제시하고 있다. '설국열차'도 마찬가지로 살아남은 아이들이 새 시대를 연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경기침체와 고용불안 등 어려움에 시달리는 '을' 관객들의 희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보다 저렴한 취미활동인 영화에서라도 위안을 찾자는 것이다. 다만 최근 비슷비슷한 영화가 이어지면서 다소 식상한 면도 없지 않다. 추석맞이 코미디 영화 '스파이'가 개봉과 함께 박스오피스 상위권으로 올라간 것도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관객의 입맛에 딱 맞았기 때문이다. 한 영화평론가는 "경제상황을 반영하는 영화들이 많이 나왔고 이들이 성공을 거둔 것"라며 "당분간 을 영화는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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