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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적금만도 못한 연금저축

10년 수익률 운용사 42%·은행 41% 기록<br>적금 48%보다 낮아 고객 선택에 영향 줄듯<br>수수료 차이 반영땐 생보·펀드·은행·손보 順



금융감독원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컨슈머리포트'를 벤치마킹, 수개월여의 작업 끝에 내놓은 '금융소비자보고서'의 결과물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조사 대상인 연금저축 상품의 수익률이 은행의 정기적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금저축 상품은 한 번 가입하면 최소 10년 이상 납입해야 하는 초장기 상품인 만큼 수익률에 실망한 현재 가입고객은 물론, 가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소비자들의 선택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언뜻 수익률을 놓고 극심한 논란을 빚었던 변액보험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는 16일 지난 10년간 은행의 연금저축신탁,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자산운용사의 연금저축펀드 실적 등을 비교한 금융소비자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연금저축 상품의 수익률은 자산운용사가 가장 높고 보험사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형 연금저축 상품의 경우 평균 수익률은 자산운용사가 42.55%로 가장 높았다. 은행(41.54%), 생보사(39.79%), 손보사(32.08%)가 뒤를 이었다. 월평균 수익률로 환산하면 자산운용사와 은행 0.35%, 생보사 0.33%, 손보사 0.27%다.

이번 보고서의 수익률 평가기준은 지난 2002년 7월1일부터 올해 6월 말까지 10년간 매달 일정 금액을 냈다고 가정한 후 금융회사별 평균 잔액 대비 수익률을 계산하고 여기에 금융회사별 적립금 규모를 반영해 평균 수치를 산출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발표된 연금저축 상품의 수익률에 실망하는 분위기다. 같은 조건으로 계산했을 경우 은행의 정기적금의 수익률보다 낮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보험사들의 연금저축 상품 수익률은 금감원이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정기적금 수익률 48.38%에 크게 못 미친다. 자산운용사도 주식형 연금저축 펀드 수익률은 122.75%로 정기적금보다는 높았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49.6%)에는 미치지 못했다. 결국 연간 4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 혜택을 제외하면 일반 은행의 정기적금이나 지수연동형 펀드보다 수익률이 낮은 구조인 것이다.

김용우 금감원 소비자보호총괄 국장은 "수수료를 떼는 연금저축 상품의 구조와 금융회사의 연금자산 운용∙관리가 소홀했던 게 영향을 줬다"면서 "연금저축은 소득공제 혜택도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기적금 수익률과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금저축 상품의 안정성은 수익률과 정반대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자산운용사의 수익률 변동성이 0.38%로 높아 수익률이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가 가장 컸다. 하지만 수익률이 가장 낮은 손보사의 변동성은 0.03%에 불과했다.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위험성이 높다는 의미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손실이 발생될 가능성도 크다. 수익률에 초점을 맞춘다면 자산운용사의 연금펀드에,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보험사가 취급하는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수료의 경우 각 업권에 따라 상이해 가입자 스스로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보험은 가입 초기에 많이 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적어지고 펀드는 초기에는 적지만 가입기간이 길어질수록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실제 권역별 첫해 수수료율은 손보사가 13.97%로 가장 높고 생보사 11.12%, 자산운용사 0.78%, 은행 0.77% 순이었다. 하지만 10년 후에는 자산운용사 1.26%, 은행 0.92%, 손보사 0.61%, 생보사 0.51%로 뒤바뀐다. 계약기간 30년 차 수수료율 추정치는 자산운용사 1.24%, 은행 0.81%, 손보사 0.10%, 생보사 0.07%로 차이가 더 커졌다.

이 같은 권역별 수수료율 차이를 반영해 현재부터 5년이 지난 15년 누적 수익률을 추정하면 생보(76.15%), 펀드(69.74%), 은행(67.61%), 손보(60.28%) 순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는 자산운용사의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지만 수수료와 가입기간 등을 따져보면 장기적으로는 보험사의 수익률이 더 좋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연금저축 상품을 유지할 경우에는 보험사를, 단기적으로 가입할 경우에는 은행이나 자산운용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보고서 발표 후속 조치로 조만간 개별 금융사들의 수익률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또 지나치게 높은 연금저축 상품 수수료는 내리도록 권고하고 연금저축 적립금 담보대출에는 일반 예금 담보대출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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