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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폭스바겐 '조작파문' 독일차 전체로 확산 조짐

벤츠도 연비 과장… "업계 최악 스캔들 될 것"

스코다·세아트 등 수백만대 배출가스 조작SW 장착 확인

'정경유착'으로 부실규제… 독일차 정직성 이미지 추락



독일 폭스바겐의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사건에 폭스바겐 그룹 계열의 다른 브랜드들까지 줄줄이 엮이면서 이번 사태가 자동차 업계 최악의 스캔들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독일차'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한 가운데서 독일산 명품 자동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메르세데스벤츠도 연비 효율을 과도하게 부풀려 발표해왔다는 혐의가 제기됐다. 독일 자동차 업계와 정부 당국 간 뿌리 깊은 유착관계에서 비롯된 부실 규제의 허점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폭스바겐 스캔들이 자칫 '독일차 스캔들'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폭스바겐그룹이 보유한 12개 브랜드 가운데 폭스바겐에 이어 아우디와 체코의 스코다, 스페인의 세아트 차량도 배출가스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아우디는 총 7개 모델에서 210만대, 스코다는 120만대가 문제의 소프트웨어에 연관됐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시트의 경우 장착 사실은 확인했으나 문제가 되는 차량 대수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폭스바겐그룹이 앞서 전 세계에서 총 1,100만대의 디젤차량에 배출가스 저감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만큼 이미 확인된 폭스바겐 브랜드 500만대와 아우디 등 330만대, 여기에 대수가 확인되지 않은 세아트를 고려해도 다른 브랜드 차량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사건이 일본 도요타의 대량리콜 사태나 미국 GM의 점화장치 결함, 포드 최고경영자(CEO)를 물러나게 한 파이어스톤타이어의 대규모 리콜 사태 등 과거에 불거진 자동차 업계의 주요 사건·사고보다 심각한 최악의 스캔들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들 스캔들과 달리 폭스바겐은 인명사고를 초래하지 않았지만 그룹 차원의 고의적인 사기행각을 벌였다는 점에서 더 큰 분노를 초래했다고 미국 일간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지적했다.



특히 이번 사태의 배경에 독일 자동차 업계와 정부의 공공연한 유착관계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독일 제조업의 정직과 신뢰 이미지는 크게 실추됐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등은 유럽연합(EU)이 지난 2007년 배출가스 차단장치를 금지했으며 2013년에는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에 따른 검사 결과 왜곡 가능성을 인식했으면서도 자동차 업계의 로비 때문에 이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정부 역시 국가 경제의 최대 4분의1을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해 자동차 규제와 관련해 EU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또 다른 독일의 대표 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도 2년째 자동차 업계에서 연비를 가장 많이 과장 발표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럽의 자동차 부실규제와 독일차의 신뢰도 추락에 따른 파장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 환경단체 T&E의 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의 주행시 소모 연료는 발표 수치보다 최대 50% 이상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 업체의 발표 연비와 실주행 연비 차이는 2001년 8%에서 지난해 40%까지 전반적으로 확대됐으나 메르세데스벤츠는 그 가운데도 특히 연비 과장이 심했던 셈이다.

T&E의 그레그 아처 청정차량 담당 부장은 "차량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 측정을 위한 유럽 검사 시스템의 신뢰도도 추락했다"며 "폭스바겐 사태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폭스바겐 스캔들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해당 디젤차량이 판매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세계 각국도 폭스바겐과 디젤차량 전반에 대한 감시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앞서 브라질 당국이 폭스바겐 디젤차량의 배출가스 조작 여부에 대한 조사에 돌입한 것을 비롯해 폭스바겐 디젤차를 공식 판매하지 않는 일본도 디젤차의 배출가스 검사방법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스위스 당국은 배출가스 조작 가능성이 있는 폭스바겐그룹 디젤차 18만대의 판매를 일시 중단하고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 장착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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