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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삼성과 애플, 그들만의 소송


교실에서 남학생 2명, 여학생 1명 등 3명의 학생이 시험을 보고 있다. 여학생은 문제를 열심히 풀고 있고 그 옆에 앉은 남학생은 여학생의 시험지를 훔쳐보고 있다. 두 학생의 뒤에 앉은 남학생은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싼 채 절망하고 있다.

네티즌들이 많이 찾는 유명 풍자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이다. 무엇을 풍자 했을까.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을 베끼고 노키아는 아무런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뒤쳐져 있다는 의미다.

사진은 수백건의 댓글이 붙는 등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찬반 여부를 떠나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 과정에서 두 기업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한국과 미국 등 무려 9개국에서 30여건의 소송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며 언제 끝날지 모른다. 각 국가의 대표 기업이 최첨단 산업인 스마트폰 부문에서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도 전례 없이 뜨거운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소송 과정을 지켜보는 제3자들의 마음은 점점 불편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그들만의 소송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소송 내용이 양사를 통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들조차 외신을 보고 사후에 확인하거나 확인된 내용도 혼동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소송의 특성상 내용을 먼저 밝힐 수 없기 때문이라지만 재판 과정에서 양사가 상대방의 기업 비밀까지 언론에 공개하며 공격했던 사실에 비춰보면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더구나 양사의 소송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점차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소송을 즐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스마트폰 시장에 마치 삼성전자와 애플, 두 회사만 존재하는 것 같은 인식을 소비자들의 머리 속에 각인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두 회사가 소송 과정에서 얻은 홍보 효과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이 그들만의 소송이 돼서는 안 된다. 특허 소송의 특성상 결국 양사는 합의할 것이다. 두 회사가 반도체 등 주요 부품을 사고파는 긴밀한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소송을 하루빨리 마무리하고 제품 혁신과 공정한 시장 경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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