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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개 省 최악 물난리… 이재민 2079만명·피해액 6조원

■ 기록적 폭우… 물에 잠긴 중국

5·6월 상하이 등 집중 호우… 4만4000여채 주택 초토화

교통시설 마비·물류비 급증

"배수시설 부실로 인한 人災"… 9월까지 폭우땐 대재앙 가능성

인플레 등 경제 타격 불가피


아시아 각국들이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물난리로 비상이다. 이상 기후는 중국 남부에 강풍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를 퍼부으며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다. 상반기에만 홍수로 335억 위안(한화 약 6조 4,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데다 폭우로 인한 사망자만 108명에 달한다.

홍수 피해는 대도시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16~17일 이틀 동안 상하이시에 쏟아진 집중 폭우는 중국 경제 수도이자 개방의 상징인 상하이를 마비시켰다. 쓰촨성 다저우시 등은 75년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겨 버렸다. 상하이시의 배수시설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이번 폭우에 중국 정부는 뒤늦게 배수시설 개선 등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하지만 이런 대책들이 당장 효과를 나타내지는 못할 것인 만큼 추가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국가홍수가뭄예방총지휘부는 지난 2일 이미 막대한 홍수 피해를 입은 창장 중상류와 타이호 유역 등에 7~8월 대규모 홍수를 예보했다.

◇상반기 20개성, 이재민만 2,079만명=지난달 25일 쓰촨성 다저우. 전날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새벽 무렵 폭우로 변했다.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불과 3시간 만에 도시는 물에 잠기며 1만4,74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폭우로 4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다저우시는 공식적으로는 사망자가 없다고 밝혔지만 웨이보 등에는 축대, 주택 붕괴 사진이 계속 올라왔다.

5~6월 집중적으로 쏟아진 비에 중국 20개성에서 2,079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공식 집계에서는 108명이 사망했고 21명이 실종됐을 뿐만 아니라 171만7,000ha의 농경지 침수와 4만4,000 채의 주택 붕괴 등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상반기 홍수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손실은 353억 위안에 달한다.

이번 홍수로 최대의 피해를 입은 쓰촨성은 지난해에도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며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난장현의 경우 시간 당 100㎜ 이상의 폭우로 23만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평소 비가 많지 않은 북서부 신장위구르지차구와 베이징, 동북 3성에도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폭우피해는 인명과 재산은 물론 농림수산업과 교통운수업 등 산업분야의 생산과 교역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21개 채소류 가운데 16종의 전국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15% 올랐고 교통시설이 마비되며 막대한 물류비용도 급격하게 올랐다.

◇자연재해 아닌 인재=중국의 홍수 피해는 전형적인 인재로 꼽힌다. 폭우가 반복되고 있지만 배수시설 등이 도시기반 시설 투자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예가 상하이. 이틀간 최대 254㎜에 달했던 폭우는 시내도로 80개와 53개 지하차도를 마비시켰다. 물론 한해 장마철을 내리는 비가 한꺼번에 내리긴 했지만 배수시설은 턱없이 부족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상하이가 베니스가 됐다고 비꼬기도 했다.



도시가 물에 잠기는 가장 큰 원인은 앞서도 지적했듯 지방정부들이 도시화 과정에서 배수시설에 투자를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장마철만 지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도 거들었다. 국가홍수가뭄예방총지휘부 장자탄 대변인은 “지방정부가 오랫동안 정치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 위해 땅 위의 프로젝트에만 대규모로 투자하고 배수시스템과 같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실제 중국 657개 도시 가운데 300곳 이상이 홍수피해 방지를 위한 국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고 도시지역 구도심의 90% 이상이 최저 기준에도 미달하고 있다. 결국 폭우가 나면 배수펌프를 동원해 물을 퍼내는 후진적인 시스템밖에 없는 셈이다.

급격한 도시화도 원인이다. 땅밑에 물의 흐름을 고려 하지 않은 건축 프로젝트는 오히려 물길을 막아 더 큰 피해를 발생시켰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2년 베이징의 경우 60년만의 폭우로 79명이 숨지고 도로교통망이 마비되며 100억 위안의 경제손실이 발생했지만 지금도 베이징의 도심 배수시설은 엉망이다.

◇9월까지 폭우 지속, 경제영향은= 현재 중국 기상대의 예보대로라면 중국의 중동부와 서남부 일대에는 앞으로도 여름이 끝나는 9월 하순까지 적지 않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국가홍수가뭄예방총지휘부는 특히 이미 한차례 물난리를 겪은 지역에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얘기가 된다. 여기에 아직은 폭우로 인한 피해가 덜 발생한 푸젠 등 만성적인 홍수 다발 지역인 남부 지방까지 폭우가 내릴 경우 대재앙이 닥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총지휘부는 이 경우 중국의 수재민은 최대 5,000만 명 가까이 불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수로 인해 경제적 타격도 불가피하다. 물가상승률이 2% 이내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이는 유가, 환율 등의 영향에 따른 공산품과 서비스업의 영향에 따른 것일 뿐 농산물 특히 채소류의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내수소비는 더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다 아시아지역의 가뭄으로 농산물생산 감소해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은 하반기 중국 경제를 불안하게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중국 정부가 수리시설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이다. 현재 172개 수리건설 프로젝트 가운데 60개에 착수했고 연내 27개를 추가로 추진한다. 홍수 덕분에 좋아진 것도 있다. 만성 전력난에 시달리던 쓰촨성의 6월 수력발전량은 전년대비 30%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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