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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업 10곳이 일본 증시에 상장하거나 예탁증서(DR)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전담 팀을 만들며 한국 기업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일본 증시 진출을 노리는 기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야스유키 코누마 도쿄거래소 신규상장부문 상무는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예탁결제원 주최로 열린 'DR 발행 포럼'에서 약 10곳의 한국 기업과 상장 혹은 DR 발행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DR는 국내에 실물증권을 보관하고 이를 근거로 해외에서 발행∙유통하는 증권을 말한다.
야스유키 상무는 특히 "일본에 수출하거나 기술을 도입한 정보통신(IT)과 서비스 분야 10개 업체와 현재 직접 상장 혹은 일본예탁증서(JDR)를 발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앞으로 2~3년 이내에 도쿄 증시에 상장하거나 JDR 발행에 성공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들 한국 업체는 연 매출 규모가 50억원 미만의 소규모 회사이지만 성장성이 아주 높다"며 "일본의 전문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 유치를 위한 전담 팀도 만들어진 상태다. 야스유키 상무는 "한국은 상장제도 규정이 잘 돼 있는데다 IT 등의 분야에서 일본과 파트너십이 형성돼 있다"며 "최근 도쿄거래소에 한국 기업 상장 전담 팀을 꾸리고 한국어가 능통한 직원을 채용해 한국 기업의 상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 기업이 사용하는 국제회계기준(IFRS)을 일본 회계기준(JGAAP)에 맞춰 별도로 변환할 필요 없이 상장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단행한 상태다.
도쿄거래소가 한국 기업 유치에 발벗고 나선 것은 내년 1월 오사카거래소와의 합병 등으로 세계 3위의 거래 규모로 덩치를 키우게 됐지만 상장된 외국 기업 수는 적어 국제화 측면에서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쿄거래소는 지난 1980년대만 해도 외국 기업 상장 수가 100개를 넘어섰지만 현재 미국 시티은행, AIG 등 10개에 불과한 상황이다. 현재 도쿄거래소에 상장되거나 JDR 형태로 거래되는 한국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지난해 12월 도쿄거래소에 상장한 게임업체 넥슨은 일본 기업으로 분류되며 일본에서 유통되는 포스코의 DR 역시 미국예탁증서(ADR)가 그대로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 6월부터 추진돼 온 미래에셋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의 도쿄거래소 상장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 ETF 가운데 최초로 삼성그룹주ETF와 현대차그룹주ETF를 도쿄 증시에 상장하려고 했지만 한일 간 독도 영유권 분쟁이 불거지며 분위기가 냉각돼 현재 주춤한 상황이다. 야스유키 상무는 "도쿄거래소는 ETF 상장을 위해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했다"며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상장이 연기되고 있으며 언제 상장될지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야스유키 상무를 포함해 존 에드워즈 런던증권거래소 발행시장 부본부장, 마크 이예키 뉴욕증권거래소 아시아태평양지역 담당 상무 등이 초청돼 해외 DR 발행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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