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외교통상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신경수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육군 준장)과 오노 게이이치 일본 외무성 북동아과장은 협상 대표 자격으로 4월23일 도쿄에서 협정안에 가서명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일 외교국방 실무자 간 문안협상 협의과정에서 1차적으로 문안을 합의했다고 하는 것을 서로 확인하는 의미에서 가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서명 전에 청와대ㆍ외교부와 조율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장에는 외교부 당국자도 따라갔으며 결정하기 전에는 항상 본국에 보고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가서명한 사실에 대해 애써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입장이다. 실무선에서 벌어진 일로 굳이 밝혀야 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이 문안은 앞으로 수정될 수 있다'는 단서를 적어놓을 정도로 초안이다. 법적 의미는 없다"고 해명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숨기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협상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는 문안을 공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서명 자체가 이미 협정의 뼈대를 완성했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확정된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과 맞물려 애초 공개할 생각이 없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협약문을 실무적으로 완성시키는 서명이기 때문에 그때 이미 문안은 확정되는 것"이라며 "법제처에서는 전문적으로 과거에 맺었던 것하고 상충되는 것은 없는지 정도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