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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 Joy] [섹션통신] 명품 취재 後記
입력2005-11-16 15:11:33
수정
2005.11.16 15:11:33
우현석 <리빙앤조이 팀장>
오늘로 ‘리빙 앤 조이’ 섹션이 세번째 선을 보였습니다.
지난 번 커버스토리 ‘한 번 쇼핑에 6억5,000만원, 너희들이 명품을 알아?’가 나간 이후 독자 여러분과 주위의 분들로부터 몇 통의 메일과 지적을 받았습니다.
어떤 독자분은 ‘내가 자주 찾던 백화점에서 그런 어마어마한 물건들이 팔리고 있는지 미처 몰랐다’며 ‘명품의 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흥미 있었다’는 메일을 주셨습니다. 한 친지 분은 ‘서민 생활과는 너무 동떨어진 기사 아니냐’며 ‘다른 나라에서나 벌어질 것 같은 기사 내용에 서민들은 속이 쓰릴 것’이라는 따끔한 질책을 주셨습니다.
기사를 쓴 저 역시 두 번째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카드 빚에 쪼들린 부모가 자식들과 동반 자살을 하는 기사가 지면을 장식하는 마당에 서민들은 꿈도 꿀 수 없는 별천지를 조명한 기사가 독자 여러분의 눈에 거슬릴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명품 기사를 쓴 것은 특정 현상에 대해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고자 한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팩트(Fact)를 독자여러분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명품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유통을 출입하던 3년전 입니다.
저도 명품을 취재하면서 상상도 못하던 여러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품질로만 따지자면 국산 섬유 제품들 보다 나을게 없는 명품들의 값은 무려 수십 배에 달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명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나는 브랜드의 품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명품의 디자인과 정신, 컨셉을 구입한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이 때문에 명품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에게 거의 비슷한 생산원가를 투입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셈이지요.
실제로 명품의 원산지인 프랑스나 이탈리아는 명품으로 큰 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자동차와 섬유, 패션산업 등을 빼면 우리나라 보다 앞서 있다고 할 만한 산업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지난해 국민 소득이 2만6,800달러로 1만4,162달러를 기록한 우리나라 보다 1만 달러 이상 많은데 그 중 상당 부분을 구찌, 블가리 같은 명품 브랜드들이 창출하고 있는 셈이지요.
실제로 우리나라 백화점에서 팔리는 280만원 짜리 ‘돌체&가바나’ 재킷 한 장 값이면 시장에서 팔리는 중국제 재킷 280장을 살 수도 있습니다.
취재를 하다 보니 ‘상표와 디자인 가치만으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명품 산업이 우리에게 생소하다고 해서 외면 할 수는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만으로 경쟁을 하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려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옆에서는 세계의 공장 중국이 싸구려 제품들을 마구 찍어내고 있으니까요.
명품 기사는 그래서 써 본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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