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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작가 개인전 2題



‘훌륭한 미술작품은 잘 그린 그림’이라는 고전 명제가 반드시 참이라고 할 수는 없는 시대다. 화장실의 변기(작품명 ‘샘’)를 전시장에 들고 나와 파격을 보여준 마르셀 뒤샹 이후, 굳이 손재주가 아니어도 ‘손대지 않고’ 자신의 철학을 표현할 현대미술의 장이 형성됐다. ‘팩토리’를 운영하며 작품을 대량생산 한 앤디워홀 외에도 데미안 허스트ㆍ제프 쿤스ㆍ마크 퀸 등은 아이디어만 제시할 뿐 제작은 조수들이 도맡는다. 직접 그리지 않는 중국 작가 저우톄하이와 촬영하지 않는 사진작가 매기 테일러가 국내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작품에 담긴 작가의 철학, 친숙한 이미지가 주는 시각적 즐거움 등으로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저우톄하이- 직접 그리지 않는 화가
다빈치 작품등 이용 해학적 풍자 눈길
◇직접 그리지 않는 화가= 저우톄하이(42)의 대표작 ‘플라시보(Placebo)’ 시리즈는 앵그르, 다빈치 등이 그린 명작 인물에 미국 담배브랜드 ‘카멜’의 낙타 머리가 접목돼 있다. 서구 컬렉터들이 중국 정치팝만을 선호하는 것에 반발한 작가는 “고전을 패러디 하고 (동양인인) 나의 분신인 ‘카멜’을 덧붙여 서구미술시장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해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실력파 저우는 그러나 작품 아이디어와 재료만 선택할 뿐 직접 그리지는 않는다. 그는 “현대미술의 진정성에 대해 자문하며 ‘사람들이 믿게 만드는 장치를 마련해 주는 것’이 작가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가짜 약이란 뜻의 제목 ‘플라시보’도 그런 맥락”이라고 말했다. 현대인들이 동경하는 클래식한 명작의 풍부한 색감과 이미지, 여기에 광고 아이콘인 낙타 머리가 더해진 해학적 풍자는 서양 컬렉터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화동 PKM갤러리에서 18일까지 동양화를 확대한 ‘토닉(약초물)’과 신작 ‘디저트 시리즈’가 함께 선보인다. (02)734-9467 ■ 매기 테일러- 촬영 안 하는 사진작가
포토샵으로 꿈에서 착안한 이미지 표현
◇카메라 안 쓰는 사진작가=미국 출신의 매기 테일러(46)의 작품을 단순히 사진이라는 용어로 한정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그는 카메라 촬영을 하지 않고 주로 ‘포토샵 프로그램’을 이용해 작품을 완성한다. 초현실적인 이미지는 그녀가 꿈에서 착안한 장면을 수십장의 이미지를 조합해 완성한 것. 사람 얼굴ㆍ쥐ㆍ고양이ㆍ구름ㆍ커튼 등 원하는 이미지를 구하기 위해 작가는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에서 사진을 구입하기도 한다. 직접 촬영을 않지만 모아놓은 이미지를 배열하는데 길게는 6개월이 걸린다. 작가는 “현실에 존재하는 이미지가 포토샵 작업을 거쳐 공상적인 캐릭터와 스토리로 변형되는 과정을 통해 낯선 경험과 꿈을 되살려낸다”고 소개했다. 이로써 사진은 찰나의 포착이나 실경을 찍는 것을 넘어 꿈과 환상을 촬영하기에 이른다. 삼성동 인터알리아에서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시리즈 등 80여점이 24일까지 전시된다. (02)347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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