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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사나이 2명이 세계 최고봉인 히말라야 에베레스트(8,848ｍ) 등반 도중 불의의 사고로 귀한 목숨을 잃었다. 16일 대한산악연맹 등에 따르면 이날 박영석(44ㆍ골드윈 코리아) 대장이 이끄는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남서벽을 등정하던 중 오희준(37) 부대장과 이현조(35) 대원이 숨졌다. 오 부대장과 이 대원은 이날 오전 1시50분(현지시간)께 에베레스트 남서벽 공격캠프 4(C4ㆍ7,800m)에서 머물던 중 갑작스러운 눈사태에 캠프가 휩쓸리면서 사고를 당했다. 두 사람은 17일로 예정됐던 1차 정상 도전을 위해 이날 C4를 출발해 해발 8,300m인 C5에 오르기 위해 대기중이었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머물던 한국산악회 실버원정대 관계자는 “지난 밤 폭설이 쏟아져 곳곳에서 눈사태가 일어났다”며 “C4에 머물던 오 부대장이 전진베이스캠프(7,400m)에 있던 박영석 대장과 폭설 속 진퇴 여부를 놓고 무전으로 통화하던 중 새벽 1시50분께 갑자기 큰 눈사태 소리가 난 직후 교신이 끊겼다”고 전했다. 당시 C4 텐트에는 오 부대장과 이 대원만 남아있었다. 박 대장과 나머지 대원들은 곧바로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두 대원의 시신을 수습, 17일 오전까지 베이스캠프로 옮길 예정이다. 시신은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까지 헬기로 옮겨진 뒤 서울로 운구된다. 원정대도 철수한다. 원정대는 한국의 에베레스트 등정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3월 말 원정에 나서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신루트를 개척할 계획이었다. 남서벽은 정상까지 눈이 쌓이지 않을 정도의 가파른 암벽이 2,000ｍ나 이어지는 난코스로 현재까지 개척된 등반 루트가 2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숨진 오씨는 히말라야 8,000ｍ급 고봉 10좌 등정기록을 가진 제주 출신의 베테랑 산악인으로 원정대의 부대장을 맡고 있었다. 2003년 남극점에 이어 2005년 북극점까지 도달해 지구 3극점을 밟아 앞으로 캉첸중가 등 4개 봉만 정복하면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해 세계에서 두번째로 산악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산악인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이현조씨도 2005년 7월 세계 최고의 난벽인 파키스탄 낭가파르바트(8,125ｍ) 루팔벽 등정에 성공한 베테랑 산악인이다. 이 등정으로 그는 대한산악연맹이 매년 최고의 산악인을 선정해 수여하는 대한민국 산악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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