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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5월 13일] 신뢰의 정치

조원진(국회의원·한나라당)

“선심 쓰듯 한자리 줄 테니 받아라” “당 화합을 위한 조치이니 거절하면 곤란하다.” 마치 성은(聖恩)을 베푸는 식이었다. 정도(正道)가 아님을 이유로 거절하자 국정에 협조하지 않고 반사이익만 노린다며 비난을 쏟아낸다. 재보선 참패 후 당지도부와 청와대가 뜬금없이 김무성 의원을 원내대표로 기용하려다 분란만 자초한 사건의 줄거리이다. 과연 이번 선거에서 단 한 석이라도 건졌다면 이런 제안을 했을까. 0대5 라는 선거 참패의 근본 원인을 아직도 모르고 있단 말인가. 일련의 과정을 들여다보면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선출한다는 당헌을 무시한 채 추대라는 어설픈 당근을 던졌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3명의 중진 의원과 170여 명에 달하는 국회의원의 의사도 무시됐다. 결국 ‘배려’ 없이 ‘화합’ ‘포용’이란 명분을 앞세운 ‘김무성 추대’ 카드는 좌초될 수밖에 없었다. 한나라당 집권은 일방의 힘으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다. 지지해 준 많은 유권자의 대부분은 서로가 화합하여 새로운 정치를 해달라고 지지했을 것이다. 거기에는 경선의 깨끗한 승복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경선 이후 함께 하기는커녕 18대 총선 시 친박계 의원들을 공천에서 무더기로 탈락시켰다. 시도당위원장ㆍ시도당사무처장 인선에도 배려하는 마음은 없었다. 현역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는 관례도 필요에 따라 무시하고 있지 않은가. 지난 재보궐선거에서의 공천 또한 어떠했는가. 참패의 화살이 잘못 날아가고 있다. 당ㆍ정ㆍ청이 좀 더 소통해야 한다. 이번에 나타난 결과에 대한 민의는 당ㆍ정ㆍ청이 변화하라는 주문이다. 이를 무시한다거나 지나쳐 버리는 오만을 부린다면 한나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애정 어린 충고는 미움과 원망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진정성 없는 당직나누기나 한 사람의 책임을 묻고 그치는 그러한 전당대회는 경계해야 한다. 진정한 화합과 당의 쇄신은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원칙을 바탕에 둔 행동이며 진정성을 가진 배려의 자세이다. 배려는 가진 쪽이 하는 것이 도리이다. 이것이야말로 지금의 한나라당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요즈음에 진행되고 있는 여러 사안이 오히려 국민에게 구태의연한 정치적 쇼로 비칠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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