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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스스로 선택한 마지막… 자살을 말하다

■ 자살에 관한 모든 것(마르탱 모네스티에 지음, 새움 펴냄)

수치심에 자살한 아리스토텔리스부터 자유 위해 분신한 베트남 불교도까지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넘나들며 인류 자살의 역사·실체 담담히 기록



하루 평균 40여명. 국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의 수다.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높은 국가에 살고 있지만, 정작 자살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자살에 관한 모든 것'은 자살에 사용했던 방법과 죽는 이유, 자살하는 장소, 자살자들의 특징, 자살 예방 대책 등 책 제목처럼 자살에 대한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그간 자살을 다루는 많은 책들이 나왔지만, 이 책은 자살에 대한 저자의 가치관이 투영된 책이 아니다. 저자는 20여년간 방대한 조사를 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동서양을 넘나들며 실제 발생했던 사례들을 바탕으로 자살의 역사와 실체를 담담히 말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방법을 이용해 자살을 시도한 사례에서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방법을 이용해 자살한 사례들을 언급하기도 하고, 치밀한 자료 조사를 통해 최초의 자살 사례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자살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자살, 그것은 국가에 반역하는 과오이다'라고 말했던 아리스토텔레스가 조수간만의 차를 설명하지 못하고 수치심에 자살한 사례에서부터 여러 민족의 불행과 자유의 억압을 몸으로 증명해 보이고자 분신한 베트남의 불교도인 칭 우앙의 예를 들며 자살을 결심하는 이유가 한 두가지가 아님을 보여준다. 아울러 자살하는 장소 역시 자살자의 심리 상태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는 점도 역사적 사실을 통해 알려준다.'자살자는 탈주자, 변절자'라고 언급한 나폴레옹, '죽음이 저절로 우리를 찾아오기 전에 죽음의 비밀스러운 집에 달려 들어가는 것이 죄를 짓는 것이란 말인가'라고 말한 셰익스피어.

저자는 자살의 선악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채 과거 인물들을 통해 자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처럼 역사 속에서 언제나 논란이 됐던 만큼 자살을 막기 위한 국가의 노력은 언제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프랑스에서는 과거 '자살자의 사체에 대한 재판은 살인죄를 담당하고 있는 당국자의 입회하에서 이뤄진다'고 자살에 대한 법

을 별도로 정했다. 자살자의 재산은 상속인의 것이 아니라 영주와 남작의 것이 됐다.

지역에 따라서는 관습적으로 여러 가지 형벌을 가하는 재판소도 있었다.



보르도에서는 자살자를 공동묘지에 묻기 전에 사체를 교수대에 거꾸로 매달아 놓았으며, 릴에서는 남성 자살자는 매달아 놓고, 여성 자살자는 불에 태웠다.자살에 대해 사회가 개인에게 이런저런 제재를 가하는 것을 중단한 것은 1789년 프랑스 혁명과 인권 선언이 일어난 이후였다. 자살을 방지하려는 노력은 현재에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지난 1950년 프랑스에 설립된 'SOS아미티에'는 자살을 예방하고 자살과 싸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00명의 자원봉사자가 24시간 체제로 활동하고 있다.

자살을 막으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죽음에 대해 널리 알리고 쉽게 죽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애쓰는 이들도 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유럽에서 나타난 자살모임이 대표적이다. 19세기 프랑스에서는 게임을 통해 자살할 사람을 결정하기도 하고, 런던의 자살클럽은 제비뽑기 방식으로 자살할 사람을 결정했다.

'보물섬'을 쓴 작가인 R.L 스티븐슨은 런던 자살클럽의 실제 사례를 모티브로 해서 1939년 '자살클럽'이라는 소설을 썼다.

자살 모임은 고대에도 존재했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죽음도 떼어놓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클럽을 만든 적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밖에 저자는 주인의 시신이 타는 화장터로 뛰어들어 주인과 함께 화장된 개, 강제로 자기 새끼와 교미하게 된 낙타가 수치심을 못 이겨 자살한 사례를 언급하며 인간뿐 아니라 동물들도 자살을 선택할 수 있다는 시각을 보여준다.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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