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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정신'만은 살려야
입력1999-08-17 00:00:00
수정
1999.08.17 00:00:00
대우의 채권단은 특별재무약정 체결을 통해 대우의 구조조정안을 최종 확정, 발표했다. 구조조정안에 따르면 25개 계열사는 자동차 관련 6개사만을 남기고 계열분리되거나 매각된다. 5대 그룹중 처음으로 그룹이 해체되는 것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부분은 계열사별 구조조정계획이 부진하거나 정해진 시한을 넘길 경우 채권단은 대우측이 제공한 담보처분권을 즉각 행사한다는 점이다. 재벌의 문어발식, 방만한 경영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의 결연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대우의 해체가 주는 교훈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과거와 같은 선단식 경영이 지금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빚으로 기업을 인수하고 이를 담보로 또 다시 기업을 인수하는 식의 성장일변도 전략은 사상누각(砂上樓閣)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같은 강진(强震)에는 도미노처럼 한꺼번에 쓰러질 수 밖에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 주었다. 국경없는 무한 경제전쟁시대에 일류가 아니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사실도 체득(體得)하게 됐다.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도, 한국경제 성장의 신화도 모두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대우가 지난 67년 불과 500만원의 봉제수출업체로 출발, 「하면 된다」는 의욕 하나만으로 세계에 도전한 개척정신만큼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수출한국」의 기치를 드날릴 수 있게된 것도 대우의 세계경영에 힘입은 바 크다. 김우중(金宇中)회장은 젊은이들에게는 우상과도 같은 존재였다. 채권단은 대우의 이같은 기업정신을 살려야 한다.
이제는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예전에는 정부의 보호막이 있었으나 지금은 보호막도 사라지고 오로지 기술과 자본으로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 대우의 해체가 주는 가장 큰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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