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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시아 경제모델 본받아야"

"소비지출억제·저축장려등이 고속성장 이끌어"<br>신자유주의 관점서 일상경제·정책해법 총망라<br>"수요보다 공급 중요시해야" 케인즈 학파 반박<br>■ 이코노 파워 (마크 스쿠젠 지음, 그레듀 펴냄)

▲ 싱가포르의 맨해튼으로 불리는 '래플즈 플레이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아시아의 경제 기적이 상당부분 부풀려졌다며 평가절하했다. 그는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은 스탈린도 부러워할만한 자원 동원력을 통해 성장했다"며 "결국 러시아처럼 한계를 드러내고 하강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투자전문가인 저자는 이 같은 주장에 반기를 든다. 그는 책에서 "소련은 중앙통제 경제 체제를 갖추고 있는데 반해 아시아 국가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오히려 미국이 아시아 경제 모델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싱가포르의 예를 든다. 1965년 영국에서 독립할 당시만 해도 부정부패로 얼룩진 가난한 소국 싱가포르가 불과 반세기만에 세계 4위의 실질소득을 자랑하는 국가가 됐다는 것. 그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정책을 높이 평가했다. 치안, 교육 등을 강화하고 자유 무역을 장려한 점이 주효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시아 국가들의 고속 성장 원인으로 ▦ 시장친화적 정책 ▦ 소비지출억제 및 저축투자장려 등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저자는 '정부의 규제를 없애고 시장에 맡겨라'는 시카고 학파 경제학자들과 맥을 함께 한다. 책은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틀에서 바라보는 일상경제와 사회정책의 해법을 총망라하고 있다. 국민의료보험은 정부가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 대신 환자의 부담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한다. 미국에서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라식 수술과 성형 수술은 경쟁의 효과에 의해 점점 기술이 좋아지고 비용이 싸지는 데 비해 다른 의료 서비스는 가격만 상승할 뿐 질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교육 정책 역시 사교육을 억제해선 곤란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학생들에게 국공립학교 대신 다양한 형태의 사립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학교 선택권 제도가 도입된 네덜란드에서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고 학생들이 국제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큰 정부를 지향하는 케인스 학파의 경제 이론을 일일이 반박하기도 한다. 고등학교 경제학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지니 계수와 관련해서는 오류 투성이라고 말한다. 그는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 계수가 완전 평등 상태가 된다는 건 교사, 변호사, 배관공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모두 동일한 소득을 갖게 된다는 말"이라며 "모든 사람의 수입이 동등한 사회를 이상적으로 여기는 경제학자가 있는가"라고 반문한다. 시장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사례로 사용되는 지니 계수는 전반적인 삶의 질 개선은 반영하지 못한 채 단지 소득 분배수준만 드러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쯤에서 떠오르는 가장 큰 의문. 미국식 신자유주의 경제가 세계 경제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평가 받는 이 시점에 과연 그의 주장이 온당한 걸까? 저자가 집필할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는 초기 단계였던 탓에 여기에 대한 진단과 해법은 담겨 있지 않다. 다만 저자는 미국 경제의 위기를 '수요가 공급을 낳는다'는 케인스 망령 때문이라고 보는 듯하다. 저자는 "(부시 정부처럼) 소비 지출을 단기적으로 촉진하면 생산이 일견 증가하는 듯 보이지만 곧 과소비의 여파로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저축과 투자를 장려하며 수요보다 공급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들어선 시애틀을 사례로 든다. 마이크르소프트가 번창하면서 시애틀 경제가 호황이 됐고 소비지출이 급격히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책은 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쓰여졌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시장주의 경제학자들의 이론과 정책 제안을 쉽게 풀이한 교과서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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