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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이 홀!] 이천 마이다스CC 타이탄 코스 9번 홀

거리 욕심 자제할 수 있나요<br>"해저드 오른쪽으로 치면 2온 할 수 있겠는데…"<br>코스 짧아 3타면 온그린 가능… 슬라이스 내면 영락없이 풍덩<br>아일랜드 그린 잘 넘겨야… 신화 속 주인공 홀 명칭도 재미



골프를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자신'이란 말을 '욕심'으로 대체한다 해도 이의를 제기할 골퍼는 별로 없을 것 같다. 필드에서 죽을 쑤고 돌아와 남몰래 뒤통수를 쥐어박으며 중얼거리는 혼잣말은 대부분 "왜 욕심을 부렸을까"가 아닐까.

자신의 '충동 자제 능력'을 측정해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 이천의 이천마이다스 골프&리조트 타이탄코스 9번홀(파5ㆍ508m)이다.

넓은 페어웨이가 호수의 왼쪽을 따라 뻗어 있는 웅장한 홀이다. 시원스레 펼쳐진 광경이 무난하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티잉그라운드의 절묘한 위치와 섬 형태의 아일랜드 그린이 난이도를 적절히 조절하고 있다.

해저드를 가로질러 티샷을 해야 하는데 페어웨이 허리 부분의 벙커를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이 벙커의 왼쪽을 겨냥하면 레귤러 티잉그라운드 기준으로 150m 미만을 날려도 가볍게 물 건너 페어웨이에 떨굴 수 있다. 거리가 그리 긴 편이 아니어서 3타 만에 그린에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슬슬 욕심이 발동하기 시작한다. 벙커보다 오른쪽을 조준하면 남는 거리를 족히 100야드는 줄일 수 있을 것만 같다. 제대로 친다면 많은 거리 이득을 보는 것도 사실이다. 하이브리드나 페어웨이우드로 2온에 성공하고 이글 퍼트를 하고 있을 자신의 멋진 모습이 그려진다.

문제는 역시 욕심. 잔뜩 힘을 주고 드라이버를 휘둘러 약간이라도 슬라이스가 나면 영락없이 볼은 해저드 행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물에 빠지면 으레 오기가 생긴다. 머리는 해저드 티에서 세 번째 샷이라도 안전하게 하라고 명령하지만 몸은 욕심의 관성을 따른다. 물로 둘러싸인 그린을 직접 노렸다간 트리플 보기는 기본이다.



티샷을 하기 전 티잉그라운드에 쓰인 홀 설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이 홀 이름은 오케아노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양의 신으로 타이탄 신족(神族) 소속이었는데 제우스와의 싸움을 회피해 지위를 지킬 수 있었다. 무모함보다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는 힌트가 홀 명칭에 담긴 셈이다.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의 홀 이름이 전부 꽃나무인 것처럼 이천마이다스의 각 홀은 신화 속 주인공 명칭을 갖고 있다. 신화 내용과 연관 지어 플레이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타이탄코스 9번홀과 호수를 공유하는 올림푸스코스 9번홀(파4) 이름은 디오니소스다. 마이다스 왕의 손이 닿는 족족 황금으로 변하게 해준 술의 신이다. 워터해저드는 왕이 탐욕의 손을 씻고 정상으로 돌아오게 했던 호수 이름을 따 팍톨로스로 부른다. 타이탄코스 5번홀(파3)은 레토 홀이다. 그린 앞 억새밭과 해저드는 레토가 제우스의 본 부인이자 질투의 여신인 헤라에게서 받은 고난을 상징한다.

이천마이다스는 대교그룹이 운영하는 회원제 마이다스밸리GC(경기 가평)의 동생 골프장이다. 지난 9월1일 개장한 신설 골프장이지만 코스 관리나 서비스가 성숙해 보이는 이유다. 상위 1%급으로 만들고 99%가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 퍼블릭 골프장을 지향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페어웨이가 넓어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도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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