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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무덤' 블랙홀 끝없는 의문

고등과학원 학술대회 개최 관심엄청난 중력 때문에 빛조차도 빠져 나오지 못한다. 우주의 무덤, 블랙홀(Black Hole)에 대한 수수께끼가 하나 둘씩 풀리고 있다. 하지만 수수께끼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 하나가 풀리면 또 다른 물음이 생기곤 한다. 고등과학원(원장 김정욱)은 블랙홀을 주제로 8일까지 천체물리학회를 개최하고 있다. 해외 유명 과학자들이 대거 참석한 이번 학회에서는 블랙홀에 관해 새로 발견된 관측결과와 이에 관한 이론이 쏟아졌다. ◇별들의 무덤, 블랙홀 블랙홀은 엄청난 무게 때문에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붕괴해 버린 별. 블랙홀은 무엇이든 빨아들인다. 빛조차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내부가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보이지 않는 별, 블랙홀은 어떻게 찾아낼까. 과학자들은 블랙홀이 물질을 빨아들일 때 나오는 강한 엑스선으로 블랙홀이 있는 곳을 추정한다. 엑스선은 물질이 붕괴하면서 발생하는데 비명소리라고 할 수 있다. 또 주위를 돌며 서로 인력을 미치는 별(쌍성)을 통해 블랙홀의 질량을 계산해 낸다. 블랙홀은 크게 두 종류. 은하계 중심에 있는 거대 블랙홀(태양 질량의 수 백만~수 십억 배)과 은하의 별 사이에 퍼져 있는 꼬마 블랙홀(태양 질량의 7~10배)이 있다. 숫자도 엄청 많다. 우리 은하에는 중심부의 거대 블랙홀과 꼬마 블랙홀 14개가 있다. 물론 외계은하도 중심에 블랙홀을 가지고 있다. 그 수가 무려 수 십 만개에 달한다. 이는 마치 우주 곳곳에 덫을 놓은 것만 같다. ◇상식이 안 통하는 세계 블랙홀은 주위의 물질을 먹어 치우면서 덩치를 키워나간다. 과학자들은 나이가 든 은하일수록 빨아들인 별이 많아져 중심부에는 더 거대한 블랙홀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최근 외계 전자파 관측위성 '찬드라(Chandra)'는 과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현상을 발견했다. 기존 이론에 따르면 은하의 나이가 어릴수록 블랙홀의 질량이 작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 은하보다 젊은 외계 은하에서 질량이 무려 우리은하 중심부 블랙홀의 1,000배나 되는 거대 블랙홀이 발견된 것이다. 천체 과학자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블랙홀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감마선이 나오는 현상이 관측된 것. 이 감마선은 태양이 100만년 동안 발산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불과 몇 초라는 짧은 시간에 순간적으로 쏟아낸다. 과학자들은 감마선 폭발의 원인으로 블랙홀의 회전을 꼽는다. 그 회전속도는 상상을 초월해 1초에 1,000번을 넘는다. 감마선 폭발은 하루 한 번 꼴로 관측되고 있다. ◇우주여행 안전한가 곳곳에 놓인 함정과 엄청난 핵폭발.. 미래의 우주여행은 과연 안전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적어도 블랙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고등과학원의 이창환 교수는 "감마선 폭발은 나이 어린 은하에서만 발생한다"며 "이는 진화의 한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우리 은하는 나이가 많기 때문에 중심부 블랙홀이 감마선 폭발 같은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또 블랙홀의 위치가 표시된 우주 항해지도를 가지고 있으면 안전한 여행이 될 것이다. /문병도기자 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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