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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겁나네" 백화점 안가고 회식도 자제

■ 메르스 공포 일파만파

경기지역 초교 76곳 휴업… 유치원 문닫는 곳도 줄이어

메르스 진료 병원 기피하고 지자체 행사 취소도 잇달아

2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 우려로 임시 휴업에 들어가는 초등학교가 줄줄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도 동탄의 한 초등학교 교실이 휴업으로 텅 비어 있다. /동탄=이호재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망자가 2명이나 발생한 데다 3차 감염환자까지 생겨나면서 임시휴교는 물론 예정된 공연·행사취소 사례가 잇따르는 등 사회가 '메르스 포비아(공포증)'에 빠져들고 있다.

2일 경기도와 전국 지자체 등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가 사망한 경기 화성의 한 병원 주변의 초등학교 22곳은 3일부터 임시휴교에 돌입한다. 이 병원에서는 지난 1일 메르스에 감염된 50대 여성이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이날 오후5시 현재 경기도 내 휴업을 결정한 초등학교는 모두 36곳으로 화성 22곳, 평택 10곳, 용인 4곳 등이다. 휴업이 확산되면서 다른 지역 학교들도 휴업 여부를 검토하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휴교를 결정하는 학교들이 급속히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 내 유치원도 11곳이 이미 휴업에 들어갔다. 김혜영(31)씨는 "메신저 등으로 엄마들끼리 얘기하다 보면 메르스 얘기밖에 안 한다"며 "주변을 보면 벌써 유치원에 안 보내는 엄마들이 눈에 많이 띈다"고 말했다.

메르스 전염 우려로 집 밖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다 보니 키즈카페나 백화점 문화센터 등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 경기도 내의 한 백화점 문화센터 관계자는 "등록 아이들이 7명 정도 되는데, 수업에 참여한 아이는 2명뿐"이라며 "메르스 여파로 수강이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특정병원이 메르스 환자 진료 병원이라고 소문이 나면서 수술을 미루는 사태도 나온다. 송모(40)씨는 "어머니가 다리 골절로 3일 외래진료를 예약해놓았지만 해당 병원이 메르스 1차 감염환자가 다녀간 병원이라고 소문이 나 있어 예약을 미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메르스 확진환자가 거쳐 간 일부 서울시내 대형병원들도 응급실을 축소 운영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들도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직장에 다니는 유모(51)씨는 "내일 부 전체 회식을 하기로 했다가 연기하기로 했다"며 "메르스 감염 우려가 있어 굳이 모임을 강행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미뤘다"고 설명했다. 6월 결혼을 앞둔 청춘남녀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이번주 말에 결혼을 앞둔 회사원 강모(36)씨는 "마이스(컨벤션) 관련 업무를 하는 후배가 최근에 중동 사람들과 함께 일해 미리 결혼식에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해왔다"며 "또 다른 친구는 갓 돌을 지난 아이가 있어 참석 여부가 불투명해 이러다 하객이 줄어들 것 같아 걱정된다"며 울상을 지었다.

안성시나 성남시·평택시 등 경기도 내 주요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번주 예정된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메르스 감염환자가 사망한 병원이 있는 안성시 관계자는 "메르스 확산이 진정될 때까지 모든 예정된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성에서 학원 운영하는 A씨는 "아직까지 학원들이 집단으로 휴원하는 움직임은 없지만 학부모들의 요청이 있어 휴강하고 학원비를 일부 환불해주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화성에 소재한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반도체라인 직원 한 명이 확진됐다는 소문이 급속히 확산되는 등 흉흉한 소문이 번져 일이 손에 안 잡힌다고 하소연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 내부 커뮤니티에서 퍼지고 있다. ·전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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