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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활 생각보다 괜찮네요"
입력2001-08-22 00:00:00
수정
2001.08.22 00:00:00
해외근무로 병역특례받는 佛청년들
"한국에서 하는 병역특례, 생각보다 괜찮네요"
라파즈석고코리아에 근무하는 프랑스인 조푸아 호패아(Geoffroy Ropertㆍ24)씨는 프랑스 젊은이면 모두 치러야 하는 병역의무를 한국에서 치르고 있다.
호패아씨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프랑스에서 병역의무 대신에 한국으로 파견한 30여명의 병역특례자(CSNEㆍCooperant du Service National en Entreprise) 중 한명.
프랑스는 병역의무 대상 청년들이 해외에 있는 프랑스 기업에서 병역특례로 의무복무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해외 근무를 통해 병역의무를 마치는 프랑스인은 한해 3,000여명 정도. 이들 대부분은 가까운 유럽이나 북미에서 근무하고 한국에는 1%정도만 파견되는 셈이다.
최근 한국에 파견된 30여명의 프랑스 청년들은 현재 라파즈석고를 비롯, 까르푸ㆍBNPㆍ까르디요네ㆍ유로레일ㆍ아벤티스ㆍ프랑스 대사관 등에서 일한다.
병역특례로 라파즈석고에 파견돼 근무하고 있는 프랑스 청년은 현재 호패아씨를 포함해 3명.
이 가운데 한명은 오래전에 병역특례가 끝났지만 한국이 좋아 아직도 라파즈석고에 눌러 앉아있다. 전략기획팀 소속으로 마케팅과 프로젝트 기획을 맡은 호페아씨 역시 한국이 크게 만족스러운 눈치다.
호페아씨는 "처음에 병역특례 희망근무지는 그리스였다"며 "하지만 지금 다시 결정하라면 주저없이 한국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프랑스에서보다 직장의 동료애를 훨씬 찐하게 느낄 수 있는데다 병역의무를 대신해 한국으로 왔다는 사실을 아는 많은 한국인들이 특별한 관심과 배려를 보내주기 때문이다.
물론 낯선 타향에서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병역특례 의무이다보니 처음에는 한국에 대해 이렇다할 준비를 할 짬도 없이 지구 반대편으로 내몰린 형편에서 출발해야 했다.
어디를 가야 값싸고 입에 맞는 음식을 찾을 수 있는지, 또 길거리는 왜 이렇게 복잡한지 등등. 과부사정 홀아비가 안다는 식으로 함께 한국으로 파견온 프랑스 청년들은 서로의 짧은 한국정보라도 공유하기 위해 한달에 1~2번꼴로 만나 한국생활을 위한 각종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호패아씨는 "한국에서 1년 넘게 일하는 동안 같은 처지의 병역특례 동료과는 형제애와 같은 끈끈한 우애를 다질 수 있었다"며 "서툰 한국말이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니 한국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는 등 큰 불편은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올해까지만 징병제를 유지하고 내년에는 지원제로 바뀐다.
호패아씨는 "내년부터 군대에 지원 입대한 젊은이 가운데 해외근무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종전과 달리 12~24개월 사이에 자신의 선택에 따라 해외 근무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파즈석고의 한 관계자는 "병역특례 근무자들은 사교성이 높아 사내에서 인기가 많다"며 "특히 외국인이 흔치 않은 지방 공장에서는 지역주민으로부터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고 말했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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