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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15] "유럽 냉전 종식시킨 '헬싱키 프로세스' 한반도 적용가능"

■ 한반도경제포럼

대담: 라스무센 전NATO 사무총장-장달중 서울대 명예교수

서울포럼 2015 둘째날인 28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한반도 경제포럼에서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왼쪽) 전 NATO 사무총장과 장달중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가 '글로벌 안보 정세 변화와 한반도에 대한 영향'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권욱기자

亞서도 대화로 역사·전통적 문제 해결 할 수 있어

북핵 해법 첫 단계는 6자회담 재개… 中 역할 중요

한국, 美·中 사이서 어떤 선택도 강요 받아선 안돼



"유럽은 지난 1970년대 냉전 당시 '헬싱키 프로세스'를 통해 동서 간 긴장을 완화시켰고 결과적으로 냉전을 종식시켰습니다. 이 프로세스는 2015년 현재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지역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는 28일 '2015 서울포럼' 둘째날 행사인 '한반도 경제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안보 정세 변화와 한반도에 대한 영향'을 주제로 특별대담에 나섰다. 라스무센 전 총리는 이날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국내 외교·안보 분야의 대가인 장달중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와 대담을 통해 동북아 지역에서의 평화 구축 방안을 비롯해 중국의 부상과 세계질서의 변화, 북한 핵 문제 해결 및 한국 외교의 나아갈 길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한반도 경제포럼 최초의 유럽 출신 참석자다.

그는 "헬싱키 프로세스 출범 당시는 냉전이 가장 심각했다"면서 "하지만 소련과의 대화를 시도해 성사시켰고 그 결과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에서도 대화를 통해 역사적·전통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헬싱키 프로세스는 유럽식의 안보협력 시스템을 일컫는다. 1975년 헬싱키 선언을 시작으로 냉전 시대 동서 유럽 35개국이 안보협력을 위해 헬싱키 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이행하면서 통합의 기반을 닦은 과정을 일컫는다.

헬싱키 프로세스가 안보 분야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다자협력 메커니즘으로 알려진 만큼 이를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 접목해 역내 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우리가 추진하는 다자간 대화 프로세스 구상인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등 박근혜 정부의 외교·대북정책과도 맥을 같이하는 부분이다.

대북정책



장 교수는 "냉전 종식과 관련해 서구의 군사·경제적 힘이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다는 관점과 자유주의 때문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는 두 가지 관점이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한국은 북한에 대해 압박과 제재를 가해야 할지 아니면 대화를 통해 접근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스무센 전 총리는 "과거 유럽의 경우 서구의 군사력은 강력한 억지력을 지니고 있었고 경제적인 시스템도 뛰어나다는 점이 복합돼 있었다"면서 "북한에 대해서도 당근과 채찍이라는 이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군사적 힘을 통해 북한이 공격할 생각도 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경제적인 인센티브와 사업 기회를 제공해 북한 사회를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핵 해결 방안은

그는 또 "북한은 동북아뿐 아니라 전 세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준수하고 핵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이와 관련해 "많은 유럽 국가가 북한과 수교를 하는 등 외교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6자회담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유럽 국가들의 역할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라스무센은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6자회담이 재개되는 것이며 유럽의 경우 6자회담 당사국은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 기회를 반길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라스무센은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면 북한은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은 레버리지를 지니고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에 대화에 참여하고 6자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핵 문제 해결 방식이 북핵 문제에도 적용 가능한지에 대해 라스무센 전 총리는 "서면합의가 이란이 핵 개발을 하지 않는다고 100% 보장할 수는 없지만 국제사회가 이란을 더 잘 감시할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이란과 북한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서면합의 및 이행의 원칙이 적용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美·中 관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를 주도해온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장 교수는 "유럽은 중국이 보다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것 같다"면서 대표적인 예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영국·독일·프랑스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이 참여한 것을 들었다. 이에 대해 라스무센은 "중국은 다른 국가들과 건설적 협력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인 미국과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경제성장을 위해 글로벌 무역 시스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 이를 위해서는 해외투자가들을 유치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다만 그는 "중국이 최근 발표한 국방백서에 따르면 보다 공격적으로 군사력을 증강해나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 교수는 "동북아 지역에서 미일동맹이 강화되고 러·중동맹이 등장하는 등 신(新)냉전 조짐이 나타나면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우려했다. 이에 라스무센은 "한국이 처한 딜레마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안보적 측면에서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에 의존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는 중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라면서 "한국은 어떤 선택도 강요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 결론"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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