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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에 대한 국내 금융사의 인식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그 와중에도 프런티어 정신으로 신시장 개척에 나서는 곳들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이 문화콘텐츠 사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보여주는 간단한 예가 있다.
'주몽' '제빵왕 김탁구' '해를 품은 달' '시크릿 가든' '뿌리깊은 나무' '빛과 그림자' 등 드라마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같이 흥행에 성공한 것 외에 기업은행이 자막광고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2006년 '주몽'을 시작으로 자막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는데 문화콘텐츠 사업이 미래의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조준희 행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대부분의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해 투자금에 비해 광고효과를 크게 얻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자신감을 얻은 기업은행은 보다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2010년에는 기술신용보증기금에 500억원을 특별 출연해 총 7,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1월에는 은행권 최초로 문화콘텐츠사업부를 신설했으며 7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문화콘텐츠 강소기업 육성사업'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올해 초에는 200억원 규모의 'IBK-대성문화콘텐츠강소기업투자조합'을 결성했다. 한국모태펀드가 108억원(54%)을 투자했고 기업은행(72억원ㆍ36%), 대성창업투자(20억원ㆍ10%)가 각각 출자했다. 이 조합은 방송과 영화ㆍ공연ㆍ애니메이션ㆍ디지털콘텐츠 등 6대 중점분야를 선정해 강소기업에 투자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콘텐츠 분야는 고위험 사업군으로 인식돼 시장 내 전략적 출자자만 자금을 공급하고 금융권이 자금을 공급하는 일은 많지 않다"며 "이 조합은 재무적 투자자로만 구성돼 있어 문화콘텐츠 산업 분야 투자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문화콘텐츠 사업 지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은행은 IBK컨설팅센터에 소속된 경영 컨설턴트,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가를 활용해 문화콘텐츠 기업에 특화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대출은 기본이고 투자ㆍ컨설팅 등 체계적인 종합지원 시스템을 통해 문화콘텐츠 기업에 적재적소의 자금을 공급해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정부와 금융기관이 긴밀히 협력하고 여기에 민간의 창의성이 더해지면 분명히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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