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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당선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출마는) 도전할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23일 북중미 골드컵 참관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이같이 말했다. FIFA 명예 부회장이기도 한 그는 지난 21일 국내 언론을 통해 FIFA 차기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번 미국 출장은 회장 선거를 둘러싼 세계 축구계 분위기를 파악하고 표심을 읽기 위한 것이다. 북중미연맹 주요 인사들을 만나고 현지 언론과 인터뷰도 할 정 명예회장은 FIFA에 조언자 역할을 해온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도 만난다. 정 명예회장은 "FIFA의 현 상태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얘기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공식 출마발표는 8월 중순쯤 유럽에서 할 계획. 선거는 내년 2월26일이다.
역대 FIFA 회장은 거의 유럽에서 나왔다. 이번에도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 회장이 이미 6개 대륙 가운데 4개 대륙 연맹의 지지를 얻고 있는 만큼 정 명예회장의 당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를 잘 아는 정 명예회장은 "이번에는 유럽인이 아니었으면 한다. 월드컵이 진정한 월드컵이 돼야지 유럽컵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권자인 회원국들에 호소할 FIFA 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회장이 받는 경비·보너스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아주 나쁜 일이다. FIFA 내 독립기구의 책임자도 회장이 추천하면 안 된다"는 말로 대신했다. "회장은 전용기를 타고 다니는데 회원국 중에는 월드컵 예선에 참가할 비용도 없는 협회도 있다. 그런 협회들을 도와줘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곧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망되는 플라티니와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는 제프 블라터 현 회장의 차기 선거 불출마 선언 뒤 첫 회동을 가졌다. AP통신에 따르면 둘은 플라티니의 프랑스 남부 자택에서 만났다.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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