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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 이슈]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실적부진에 가전 매각… 리더십 ‘흔들’<br>전임 회장 잭 웰치·애널들도 실망감 노골적 표출<br>고수익 중심 사업재편 통해 위기 극복할지 주목



세계 최대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52) 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9ㆍ11 테러 직전인 지난 2001년 9월 7일 GE 사령탑에 취임한 그는 인재 육성과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으로 ‘이멜트 리더십’이란 신조어까지 낳기도 했다. 그러나 올들어 GE의 경영실적이 악화하고, 이에 가전 사업부마저 매각키로 하면서 그의 명성에 흠집이 났다. 전임 회장인 잭 웰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7년간 회장직을 맡아 온 이래 최고 위기에 처했다는 진단이다. 오죽하면 그를 천거한 웰치 마저 최근 GE의 실적 악화를 두고 “이멜트 회장은 중대한 실수를 했으며, 신뢰에 오점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최고경영자(CEO)에겐 경영실적이 진퇴여부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된다. 이멜트의 비극도 지난 1ㆍ4분기 GE의 순이익이 4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 줄어든데서 비롯됐다. GE로선 최근 5년만에 처음으로 순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뉴욕 증시는 GE의 ‘어닝 쇼크’를 보며 이멜트을 도마 위에 올렸다. 이멜트는 올해 순이익이 10%늘어날 것이라며 자신해 왔기 때문에 비판의 강도는 거셌다. 모건스탠리의 스캇 데이비스 애널리스트는 “GE는 명성만 화려했지 투자자들에게는 기쁨을 준 적이 없다”며 “최근 GE 주가 상승률은 S&P지수 상승율을 밑돌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가전사업부 매각 발표는 GE가 100년 전통의 사업부를 정리한다는 뜻이어서 GE로서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지난해 가전 사업부 매출은 70억달러로 연간 매출 1,730억달러의 4%수준에 불과하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인 만큼 이 부문의 매각이 GE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역으로 GE의 경영이 얼마나 힘들면 기업의 상징을 매각하겠는지 하는 비관적 견해가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멜트의 경영 철학은 웰치와는 여러 모로 다르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웰치가 ‘식스 시그마’로 대변되는 품질관리 등 내부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면, 이멜트는 마케팅과 고객 중심 경영에 치중해 왔다. 경영 스타일도 강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기강을 잡았던 웰치와 달리 이멜트는 훨씬 온화하게 접근했다. 이멜트는 웰치의 엄격한 상벌주의 시스템이 직원들을 위축시켜 창의적이고 과감한 업무 추진을 방해한다며 반대했다. 이는 직원들을 일일이 규율하기 보다는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낫다는 이멜트의 평소 소신과도 맥이 닿아 있다. 특히 이멜트는 신성장 동력 사업을 지정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에도 힘썼다. 그는 취임한 이후 가전제품과 보험 분야의 투자를 줄인 반면 의료ㆍ환경ㆍ에너지ㆍ산업재ㆍ금융ㆍ미디어 등의 사업분야를 육성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006년 이멜트 취임 5주년 특별 기사에서 “GE가 웰치 왕국에서 이멜트 회사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웰치가 지난 1981년부터 2001년까지 GE를 이끌면서 활발한 인수합병(M&A)과 잇따른 대규모 구조조정 등으로 성장을 주도해 왔다면 이멜트는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져왔다는 평가다. 이멜트 회장은 최근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대해 “일부 사업부를 팔아도 GE의 사업구조에는 문제가 없다”며 “GE의 실적 악화는 신용위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주택 시장 침체로 인한 미국 경기 침체가 GE 실적 악화의 주범이지, 자신의 경영 전략에 문제가 있기 때문은 아니라는 항변이다. 이멜트는 “우리를 보다 공정한 입장에서 봐 달라”며 자신에게 겨눠진 비판에 대한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멜트에 우호적인 전문가들도 가전사업부 매각은 저수익ㆍ저성장 사업을 줄여 나간다는 이멜트 회장 경영 전략의 큰 틀에서 보면 이상할 게 없다고 평가한다. 특히 취임 당시 9ㆍ11테러 등의 위기를 무난히 극복하고 웰치의 공백을 메운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의 워렌 베니스 교수는 “이멜트 회장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에게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아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멜트는 지난 1956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도 모두 GE출신이다. 아버지는 항공사업 엔진부문, 어머니는 플라스틱 부문에서 근무했다. 이멜트는 다트머스대학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지난 1982년 GE와 인연을 맺기 전에 잠깐 프록터앤드갬블(P&G)에서 일했다. 이때 입사 동기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와는 아직도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GE 입사 후 고속 승진을 거듭한 끝에 불과 45세 나이에 웰치의 후계자로 낙점 받았다. 그는 젊은 시절 한 때 프로 풋볼 선수가 되길 원했을 정도로 풋볼을 좋아한다. 이멜트 회장은 오는 27일 ‘GE 데이 코리아 2008’ 행사 참석차 방한해 GE의 성장 전략 등과 관련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어쨌든 그가 자신에 대한 혹독한 비판을 이겨내고 GE를 다시 최고 우량 기업 반열에 올려 놓을 수 있을 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프리 이멜트 약력 ▲1956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출생 ▲1978년 다트머스대 졸업(응용수학 전공) ▲1982년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 취득 ▲1982년 GE플라스틱 입사 ▲1989년 GE가전 부사장 ▲1991년 GE국제마케팅 및 생산담당 부사장 ▲1997년 GE메디컬시스템스 사장 ▲2001년9월~ GE최고경영자(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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