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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군단의 끝내기냐, 비룡부대의 기사회생이냐.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가 31일 오후 6시 잠실구장에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우승컵의 향방을 가를 운명의 5차전을 치른다. 삼성은 통산 네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놓았다. 지난 29일 4차전에서 8대4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만든 삼성은 2006년 이후 5년 만의 정상 탈환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반면 지난해 삼성을 상대로 4연승을 거두며 우승했던 SK는 2년 연속 우승에 빨간불이 켜졌다. 역대 28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1승3패로 뒤진 팀이 정상에 오른 경우는 없어 벼랑 끝에 몰린 셈이다. 5차전 선발투수의 중책은 삼성의 에이스 차우찬(24)과 SK의 용병 브라이언 고든(33)이 맡는다. 삼성은 가을 들어 최고의 구위를 과시하는 차우찬으로 우승을 결정짓겠다는 태세고 SK는 포스트시즌 내내 큰 역할을 해냈던 고든이 분위기를 바꿔놓기를 희망하는 상황이다. 차우찬은 지난해 10승2패로 승률왕(0.833)에 올랐고 올해도 1선발로 활약하며 10승6패를 거둔 젊은 에이스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전격적으로 1차전 계투진에 합류, 1차전에서 2대0으로 앞선 5회 등판해 3이닝을 5탈삼진 퍼펙트로 막아냈다. 차우찬은 올해 선발로도 SK와 4경기에 1승1패, 평균자책점 2.39의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패전을 기록했던 지난 3일 대구 경기에서도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4실점(3자책점)의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다. 지난 1차전 36개 투구 뒤 5일을 쉰 데다 든든한 계투진이 뒤를 받치고 있어 어깨가 가볍다. SK는 고든의 어깨에 마지막 희망을 건다. 올해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두 경기를 뛴 뒤 지난 7월 초 SK에 입단한 고든은 올해 정규리그에서는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워 6승4패, 평균자책점 3.81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포스트시즌 5경기에 나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59로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정규리그에서는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로 나선 적이 없고 지난 3일 대구 경기에 딱 한번 구원 등판해 2.2이닝 3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불펜진이 지친 SK는 고든이 직구 위주의 승부로 최대한 긴 이닝을 막아줘야 6차전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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