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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변하고있다] 한국통신
입력1999-01-27 00:00:00
수정
1999.01.27 00:00:00
「1, 고객은 항상 옳다. 2, 아니라고 생각하면 다시 1번으로」한국통신 기업영업단 입구에는 지난해말부터 이같은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민간기업에서라면 하등 낯설 것이 없을 것같은 문구가 한국통신에 붙어있는 것이다. 공기업 입장에서 보면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100년 넘게 독점상태를 유지해온 한통의 직원들에게 그동안「고객」이라는 단어는 「민원인」과 같은 개념이었다. 앉아서 장사를 해 온 것이다. 70년대 이른바 백색전화 파동에서 알 수 있듯이 가정에 전화를 달기 위해서는 한통직원에게 부탁을 해야했다.
그랬던 한통이 이제는 「고객은 항상 옳다」고 스스로 주장하고 나섰다. 한통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그동안 한통은 우리나라 통신산업에 있어 어머니같은 역할을 해왔다. 모든 통신의 근간이 되는 시내전화망을 갖고서 여타 통신사업자들에게 접속해 주고 있다. 또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출연, 통신기술개발을 이끌고 있으며 삼성·대우·LG·한화 등 교환기 4사를 사실상 키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통은 그러나 급속히 불어닥친 통신시장 개방과 국내 통신산업의 경쟁체제 구축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유선전화 가입자가 떨어지는데다 시외·국제전화는 물론 시내전화에서까지 경쟁사가 등장,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천억원씩 적자가 나는 시내전화·공중전화·114안내·행정통신 등을 보편적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끌어안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제화 시대에 통신주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한통이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영혁신 운동은 이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인력및 조직 구조 개혁
한통은 내년말까지 모두 1만5,000명을 줄일 계획이다. 지난해 2,800명을 줄인데 이어 올해 7,500명, 내년에 4,700명을 각각 감축한다. 무려 전체 인원의 30.9%에 달한다. 국내 단일기업 최대 규모의 다이어트다.
인력구조면에서도 현재 총원의 10% 수준인 본사 및 사업부서·지역본부 등 관리지원 인력의 비중을 5%로 낮추는 대신 영업 등 일선인원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중간간부직의 고령화 현상도 타파할 방침이다.
인력구조조정의 정비와 더불어 종신고용 자동승진 연공형 보수제도와고과 및 승진제도 등 비효율적이며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사관련 제도를 대폭 정비해 나가고 있다.
또한 전화국의 경우 총 260개 중 지난해 84개를 인접 전화국으로 통합시킨데 이어 내년말까지는 88개의 광역전화국체제로 대폭 개편할 방침이다.
조직도 이미 7실 7본부체제를 6실 5본부로 31% 축소, 슬림화 했다.
조직 전체의 수술은 한통의 전산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춰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회계·급여·문서 등 일반지원시스템과 마케팅관리 요금관리 가입자 정보관리 등을 통합한 고객정보시스템이 완비돼 조직을 통폐합해도 대고객 서비스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사업구조개혁 한통이 안고있는 문제점 중 하나는 지나치게 유선전화 사업에 매달리고 있다는 것. 이는 무선전화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국제 통신시장의 추이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한통은 사업구조 개혁을 서두르고 있다. 한계에 다다른 음성통신부문에 대한 투자를 합리성 기준으로 철저히 분석하는 한편 해외사업부문 등 적자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특히 행정통신·CATV전송망사업·선박통신·이지 팩스·공항통신·여의도 정보화시범사업 등 한계사업으로 분류된 6개 사업은 올해안에 손을 뗀다. 또 위성통신·시티폰 사업은 오는 6월말까지 처리방안을 확정, 내년까지 매듭지을 방침이다. 114안내와 전보사업은 외주확대나 민간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경비절감을 시도키로 했다.
한통은 이같은 경영혁신이 마무리 되는 2001년에는 매출 12조3,000억원에 1인당 매출액이 2억7,000만원, 자산이익률 12.4%를 각가 달성할 계획이다.
특히 2002년에는 매출 15조원, 당기순이익 1조원의 세계 10대 통신업체로 부상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97년의 경영성적표가 매출액 7조8,000억원 1인당 매출액 1억3,000만원 자산이익률 2.6%인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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