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입양해 키우던 여아(25개월)를 쇠파이프로 폭행해 숨지게 한 김모(46)씨를 체포해 수사한 결과 살인행위로 드러났다고 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2월9일 A양을 입양해 키우면서 "평소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수시로 폭행하며 학대해왔으며 지난달 25일 집에서 아이가 콘센트에 젓가락을 꽂는 장난을 한다는 이유로 쇠파이프로 엉덩이와 허벅지·팔 등을 수십 차례 폭행하던 중 머리가 문과 방바닥에 부딪혀 경막하 출혈 등으로 사망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현재 구속 상태다.
수사는 사건 다음날 오후4시6분께 김씨가 119에 사망 사실을 알렸으며 숨진 여아를 이송한 병원 응급실에서 몸 전신에 멍든 자국을 발견한 119구급대의 신고로 시작됐다.
수사 결과 사건 전날 A양 언니의 학교 무용발표회에서 아이가 무대 위로 올라가 뛰어다니고 집으로 돌아와 닭고기를 먹던 중 침을 흘린다는 이유로 손으로 머리 등을 수차례 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25일에는 전기 콘센트에 쇠젓가락을 꽂는 등 위험한 장난을 한다는 이유로 75㎝의 쇠파이프(행거 지지대, 최초에는 플라스틱 자로 폭행했다고 진술함)로 약 30분간 폭행하고 매운 고추를 잘라 물에 타서 마시게 하는가 하면 샤워기로 차가운 물을 얼굴을 비롯한 전신에 뿌리는 학대행위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이전에도 상습적으로 학대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변인 상대 수사에서 주민 B씨가 지난 9월께 김씨 집에 갔을 때 A양이 우는 것을 보고 김씨가 "조용히 하라"며 고함을 치고 A양을 바닥에 집어던지면서 "쟤 때문에 되는 일이 없다. 집에 들어오고 난 후부터 재수가 없다. 자녀 3명이면 지원금이 많이 나온다던데 돈도 얼마 나오지 않더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변인도 평소 김씨 집에서 아이 우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연약한 아이를 지속적으로 폭행하고 방치하면 사망할 것을 알면서도 학대했기 때문에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별거 중인 남편(50)에 대해서도 친권자로서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도시가스와 전기·수돗물이 끊기게 하는 등 보호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했다.
나머지 친아이 2명은 아동학대 정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안전을 위해 보호시설에 보호하도록 했다.
한편 경찰은 피해 여아와 자녀 명의의 보험 2개를 확인했으나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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