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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유망벤처의 위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든 지경입니다.』 22일 오후 5시부터 중소기업진흥공단 12층 회의실에서 열린 추준석(秋俊錫)중소기업청장과 벤처기업들과의 애로간담회장에서 한 벤처기업사장은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을 차분한, 그러나 비감어린 목소리로 털어놨다. 그는 『93년 KAIST를 나와 직원 4명으로 출발해 지난해 직원 100명에 9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순탄하게 성장해왔다』며 『그러나 IMF이후 거래처부도로 받은어음중 10억원이상이 휴지조각이 돼버렸고 10억원가량의 환차손까지 입는 바람에 부도위기에 몰렸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나서 돈을 구하고 20억원의 은행대출을 받아 간신히 위기를 넘겼지만 지금은 과다한 금융비용에 짓눌려 있다』며 『경영을 하는게 아니라 매일매일 자금넣기에만 매달려 있는데 이렇게 계속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IMF한파는 유망 벤처기업들까지 무너뜨리고 있다. 특히 두인전자, 가산전자의 부도에서 보듯 규모가 큰 성장기의 벤처기업들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덩치가 큰 만큼 경상비규모가 커 판매부진및 금융경색, 부도어음에 따른 자금압박을 견디기 힘든 때문이다. 또 다른 벤처기업 사장도 『벤처캐피탈과 은행등에서 자금회수에 열을 올리고 있어 자금압박이 매우 심각하다』며 『추가금융지원보다 대출상환연장이 더 시급하다』며 자금난을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업체들은 대부분 그동안 벤처성공사례로 부러움과 기대를 모았던 대표적인 우수벤처들이다. 극심한 내수부진과 돌덩이처럼 굳어버린 금융경색은 애써 키워놓은 알짜배기 벤처기업들마저 부도위기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중기청을 비롯, 신보, 기보의 관계자들이 함께 참석, 벤처지원제도를 설명했지만 사장들의 표정은 밝아보이지 않았다. 지금의 위기는 중소기업청등 정부당국의 힘만으론 역부족이라는 점을 너무 잘 알고 있는 탓이다. 벤처기업을 살리는 지름길은 결국 「짧고 굵은」 구조조정과 효과있는 경기부양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업부 이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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